묵계默契, 고수의 길
똥개도 제 집 앞에서는 한 수 먹고 들어가며
전국구(全國區)의 난다 긴다 하는 선수들도
촌구석 터줏대감을 함부로 무시하지 않는다
왜 그런 것일까?
물질만능, 승자독식, 약육강식의 세상에선
겉보기에 돈, 권력, 세력 같은
이해관계와 힘의 논리가
모든 것을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군락을 이루는 인간사회나 조직체는
거대한 하나의 유기생명체와 같아서
현재 우리 눈에 보이는 것은
그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어느 사회든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법칙이
암묵적 약속의 형태로 존재하니
이를 묵계(默契)라 부른다
공식화되지 않아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으며
아는 사람들끼리만 알고 서로 지킨다는 선(線)
고수들은 그 선(線)을 함부로 넘지 않는다
창의적 아이디어로 시작하는 스타트업이나
신사업의 경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한다 말한다
그러나, 세상에 새로운 시장은 있을지언정
새로운 판(板)은 없다
판에 참여하려면 판돈을 내든지
아니면 판을 다시 짜야 된다
시장에서 경쟁자가 없다 함부로 말하지 마라
주인이 없는 무주공산(無主空山)은
대부분 입산금지(入山禁止)고
누워서 떡먹기와 땅 짚고 헤엄치기는
실제로 해보면 꽤 어렵다
"남의 영역을 함부로 침범하지 말며
침범할 때는 목숨을 걸어라"
그것이 묵계(默契)다
자신이 속한 사회의 묵계(默契)가
무엇인지조차 모르고 있다면
아직 하수(下手)다
-상처입은치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