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배경
"유 팀장님, 같이 커피나 한 잔 하려 왔습니다." 강일은 짐짓 무심한 척하며 유팀장의 개발실을 찾았다.
"아, 김 팀장님 오셨네요. 아침부터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회사 안팎에서 연구 참여자들을 모으고 있긴 하지만, 특별히 김 팀장님께서 도와주시면 더 유용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을 것 같아서요."
"아니 왜요?"
"팀장님 자제분이 고 1이라면서요. 저는 아이가 아직 어려서 잘 모르지만, 요즘 사춘기 아이들은 대하기 어렵다고 다들 하시더라고요." 사람 좋은 미소를 띠며 유팀장이 말했다.
"뭐 우리 애가 그렇게 별나지는 않지만 여러 가지 경험해 보는 게 나쁘진 않겠죠. 회사에도 도움이 되고."
"그럼요, 찾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럼 제가 이 프로젝트에 대해 설명드리겠습니다."
프로젝트 굿 대디는 유형민 개인의 관심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방황도 많이 했던 그였기에, 자신의 외동딸 하늘이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다. 하지만 아이가 점차 커가고, 자기주장도 강해지면서 뭔가 쉽지 않은 것을 느꼈다.
분명 사랑하는데도 그가 하늘이에게 자주 하는 말은 ‘안 돼, 하지 마, 위험해, 그러면 혼난다.’ 투성이었다. 하늘이가 5살이던 어느 날 아내와 말다툼을 하고 있을 때, 하늘이가 울며 그에게 소리 질렀다.
"아빠 미워, 아빠 싫어, 아빠 나가!"
사랑하는 딸의 조그만 입에서 나온 그 외침은 쇠망치가 되어 그의 뒤통수를 후려쳤다. 그때부터 형민은 좋은 아빠가 되기 위해 닥치는 대로 책을 읽고, 전문가를 찾아다니고, 워크숍에 참석하며 공부했다. 그 노력의 결과로 딸과의 관계가 좋아진 것은 물론 아내와도 더 친밀해졌다.
사회적인 대인 관계도 크게 개선되었다. 프로젝트 굿 대디는 그 5년간의 배움을 애플리케이션에 집약한 것으로, 사이버 코치가 더 좋은 아빠가 되기를 원하는 사람을 맞춤형으로 코칭하는 프로그램이었다.
"그렇게 이 어플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사용법은 간단해요. 어플을 상시 실행해 놓으면 사이버 코치가 알아서 필요한 정보도 주고, 코칭도 해 줍니다. 음성인식이 되니 마치 전화로 통화하듯이 코치와 대화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사이버 코치는 가상의 존재지만 인간 심리와 대인 관계에 대한 수십 년의 연구결과를 탑재했습니다. 또 현존하는 최고 상담자와 코치들을 인터뷰한 결과로 얻은 그들의 인격 특성까지 구현했어요. 지금도 자연스러운 대화를 위해 고객과의 대화를 최대한 모으고 있습니다. 데이터가 많이 쌓일수록 점점 사람을 잘 이해하고, 교육과 코칭 능력이 우수한 사이버 코치가 실현됩니다.
참여해 주신다면 부모 코칭 전문 사이버 코치가 팀장님을 코칭하고,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축적하게 됩니다. 물론 두 분 사이의 대화는 절대적으로 비밀 보장합니다. 저도 내용은 몰라요. 단지 대화에서 발생하는 언어 패턴이나 당시의 신체적 감정적 메시지를 데이터로 전환하여 활용할 뿐입니다. 어떠세요? 한 번 해보시겠어요?"
유 팀장의 긴 설명이 끝나고, 공은 강일에게 넘어왔다.
"아직 잘 모르겠지만, 유 팀장님이 정말 공을 많이 들여서 만든 것 같네요. 해 봐도 나쁠 건 없을 것 같은데요?"
"네, 인정해 주시니 기쁘네요. 김 팀장님께서는 어떤 일이든 철저히 하시는 분이니 저희 프로그램의 완성도를 높이는데도 많은 도움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앞으로 2주일에 한 번씩 총 여덟 번의 코칭 세션이 이뤄질 텐데요. 사용해 보시고 얼마든지 피드백을 주셔요."
유 팀장이 강일의 스마트폰에 앱을 깔고, 그렇게 강일의 '프로젝트 굿 대디'가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