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검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

진짜 지능검사를 만나다 -3

by 단팥크림빵

Photo by Zach Lucero on Unsplash


지능과 지능검사에 대해서 알아보는 세 번째 시간입니다. 이전에 다루었던 '지능이 성공이나 행복을 보장한다는 신화'만큼이나, 지능검사와 IQ에 대해서도 90점, 100점이면 매우 미달된 것처럼 여겨지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지능검사와 IQ에 대해 흔히 갖는 오해를 바로 잡아보려고 합니다.


1. 지능검사는 똑똑함, 모자람을 가름하는 도구이다?


- 지능검사는 똑똑하다거나 모자란다고 '판단'하기 위해 사용되는 검사가 아닙니다. 처음 시작은 군 생활 적응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선별하기 위한 도구였을지 몰라도, 지능검사가 본격적으로 개발되고 발전하면서 목적을 달리하게 됩니다. 지능을 이루는 다양한 영역을 구체적으로 파악함으로써 지적 잠재력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할 수 있는 도구로 성장했습니다. 주의집중 문제 때문에 지적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지는 않는지 알 수 있고, 유전적인 혹은 뇌 손상으로 인한 지적 능력의 손상 범위와 수준을 점검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 지능검사는 지적 잠재력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여 도움을 주기 위한 도구입니다. 궁극적으로, 지능검사는 원하는 것들을 성취해나가는 데 있어서 지적 잠재력으로 인한 좌절 경험만큼은 줄일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다양한 지능의 영역들을 검사하고 통합하는 과정을 통해 업이나 직업 생활에서 발생 가능한 어려움을 예측하고 계획을 세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 지능검사는 단순히 IQ점수를 얻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는 점에서 기계적으로 치르는 시험과는 달라야 합니다. 임상가는 검사 시행 시에 나타나는 오류의 유형, 문제 해결 전략 등을 구체적으로 관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나아가 이런 관찰들을 당사자의 인지적 강점과 약점에 대한 가설에 통합시킬 줄 아는 역량이 중요합니다. 이런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는 지도감독 하의 다양한 케이스를 접하고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에, 지능검사를 받을 때에는 평가자의 자격(임상심리전문가, 정신보건임상심리사)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2. IQ가 90이면 문제가 있는 것이다?


- IQ = 90은 문제가 되는 점수가 아닙니다.


- 우리나라에서 크게 잘못 자리 잡힌 오해 중에 하나입니다. 과거에 공교육에서 간단한 지필검사를 통해서 점수를 냈던 일이 있어서 그런 것인지 저도 추측만 해볼 뿐인데요. 일단 현재로서는 그렇게 단순 지필검사로, 심지어 단체로, 신뢰로운 지능검사를 산출할 수 있는 도구는 없습니다. 전혀요. 그렇기 때문에 그 점수는 학습된 지식에 기반한 학업 성취 수준을 보여주는 것이지, 지적 잠재력을 제대로 측정한 점수가 아닙니다.


- IQ 점수 90으로 돌아와서, 실제 지능검사에서 90점이 나왔다면 학업이나 직업에서 성취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까요? 먼저 IQ 점수에 따라 어떻게 분류할 수 있는지부터 살펴보아야겠습니다. 다음의 표를 참고해보면(Flanagan & Alfonso,2017), 지능검사 전체 표준점수 85~115는 평균 범위에 해당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90도 전반적으로 또래와 유사한 수준에 해당하며, 비슷한 연령대가 같은 과제를 수행하게 될 때 비슷하게 어려워하거나 특별히 어려움을 겪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 나아가, 1번(지능검사는 똑똑함, 모자람을 가름하는 도구이다?)에서 언급했듯이 지능검사를 시행하는 이유는 '너는 못해 너는 잘해'가 아니라, '이런 부분은 이렇게 보완하면 좋겠다 이런 부분은 이렇게 살리면 좋겠다'를 제안하기 위해서입니다. 상대적으로 강점이 되는 지적 영역은 살리도록 강조하고, 상대적으로 약점이 되는 영역에 대해서는 개선할 수 있는 교육이나 보완할 수 있는 기술들을 제안하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임상가는 90이라는 IQ점수에만 매달리지 않습니다. 지능의 하위 영역들에서 어떤 프로파일을 보였는지, 과제를 어떻게 접근하고 해결했는지 등을 종합하여 그 사람의 인지적 특성을 설명하게 됩니다.


- 심리측정적으로는, 지능검사의 결과는 IQ점수, 하위영역 점수만을 기술하지 않기를 권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지능검사 보고서에서는 '신뢰구간'을 함께 기재하고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그 이유는 심리적 능력을 과제를 통해 간접적으로 측정하고 있기 때문에 '측정 오차'라는 것이 발생할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IQ 점수, 하위 영역 점수 자체를 곧이곧대로 기계적으로 해석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혹시 평균 범위의 끝에 있는 85라고 해서 그 사람이 정말 85(ex. 신뢰구간: 72~92)라고 단정할 수 없고, 그 신뢰구간의 범위 내에 있을 '확률이 높다'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런 점에서 IQ, 하위영역 점수를 통해 대략적인 수준을 파악하고, 지능의 하위영역 별로 어떤 프로파일을 나타내는지를 종합하는 과정이 중요합니다.



*진짜 지능검사를 만나다

1. 지능이 높아야 행복할까요

2. 지능검사의 출발과 현재

3. 지능검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

4. 지능검사가 알려주는 인지 영역 (next)

5. 지능검사, 어디까지 왔나 (next)



참고한 책과 논문들

Flanagan, D. P., & Alfonso, V. C. (2017). Essentials of WISC-V assessment. John Wiley & Sons.

Wechsler, D. (2014). WISC-V: Technical and interpretive manual. NCS Pearson, Incorporated.



안전하고 과학적인 심리평가를 위해서는 엄격한 수련 과정을 통해 공인된 임상심리전문가 혹은 정신건강임상심리사를 찾으시기 바랍니다. 임상심리전문가(한국임상심리학회)는 심리평가, 심리치료, 연구논문, 윤리교육 등 다양한 영역에서 3000시간 이상의 지도감독 하의 수련을 요구합니다.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지능검사의 출발과 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