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0 8화 노동의 이동

재교육·전환직무·안전망의 값

by 박상훈

S10 8화 노동의 이동 — 재교육·전환직무·안전망의 값


배움은 권리지만

첫 비용은 시간에서 빠져나간다.

일을 놓지 못해

배움을 미루는 밤들이 있다.


우리는 이미 시작했다.

국가훈련, K-디지털, 전환지원,

여러 길이 열렸다.

이제 필요한 건

그 길들을 “사람의 하루”에 맞추는 일이다.


열흘의 숨

정리 예고가 오기 전,

유급 전환학습휴가를 달력에 넣는다.

열흘쯤, 임금의 대부분을 지키며

새 기술을 잡아보는 숨통.

퇴사 뒤가 아니라

이별 직전에 필요한 시간.


임금과 배움 사이

훈련 동안 바닥을 만든다.

가구당 생활비의 절반을

도시·가정 형편에 맞춰 더 얹는 방식.

숫자는 다를 수 있어도

불을 끄지 않게 하는 약속.


손에 남은 시간의 증명

스킬 패스포트에

현장에서 해 온 일을 찍어 준다.

선반 소리, 라인 감각, 고객 응대—

시험이 놓친 숙련을

도장과 영상, 추천으로 남긴다.

사람은 신입이라는 빈 종이에서 시작하지 않는다.


함께 오는 돌봄

저녁반 강의가 있는 날

캠퍼스 안 보육실 불을 켠다.

돌봄과 배움이 같은 지붕 아래 있을 때

포기 대신 출석이 늘어난다.


첫 칸을 비워두기

새 라인의 첫 채용 몇 자리는

전환자 이름으로 남겨둔다.

공고 맨 위에 짧게 적힌 한 문장,

“여기서 오래 일한 손을 먼저 맞이합니다.”

이런 문장이

다음 공고를,

지원자를

더 쉽게 만날 수 있게 만든다.


길잡이의 어깨

강의실 앞줄엔

같은 일을 경험해본 사람이 앉는 것이 좋다.

직무 코치,

동료 멘토들이

툭 던지는 한 마디가

천 페이지보다 빠르게 이해를 데려온다.


움직이는 사람을 위한 권리

플랫폼·특수고용의 혜택을 묶어

사람이 일자리마다 들고 다니게 한다.

산재·연금·휴식의 끈이

계약과 계약 사이에서 끊기지 않게.


시간을 사람 쪽으로

야간 과정, 주말 과정,

짧은 모듈을 이어 학위로 쌓는 구조.

배움이 시간을 삼키지 않고

시간 틈으로 스며들 수 있게.


동네 하나의 전환

지역에 전환캠퍼스 한 곳,

훈련과 채용, 상담과 재무조정이

한 번에 이어지는 창구.

해외 공장이 아닌

바로 옆 공장과 연결되는 지도.


먼저 닿아야 할 곳을 안다.

석탄과 화력, 오래된 기계,

하청과 골목 상점.

여기서 떠나는 이들에게

먼저 새 자리의 불을 켠다.

공정은 순서에서 보인다.


밤이 깊어 교실 불이 꺼질 때,

노트 맨 끝에 짧은 메모가 남았으면 좋겠다.

“다시 서기.”


일이 사람을 버리지 않도록,

사람이 자기 손으로

한 번 더 서게 하자.



다음 편 예고

도시의 마찰 — 재개발과 72시간 회복력의 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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