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0 10화 만약의 밤

뱅크런을 막는 순서와 말

by 박상훈

S10 10화 만약의 밤 — 뱅크런을 막는 순서와 말


이 이야기는

일어나지 않아야 할 것에 대한 이야기다.


늦은 밤, 안내 한 줄이 뜬다.
“일시적 지연.”
이럴 때 필요한 건 해명이 아니라 순서다.

금융의 관점에서,
정의는 ‘먼저 필요한 이에게 먼저 길을 여는 일’이다.

첫째, 첫 문장 3개
- 지금, 오늘 처리 가능한 것(소액·생계·의료 결제, 지정 한도)
- 내일 처리 시간과 장소(지점·임시창구)
- 우선 대상(고령자·돌봄 가정·소상공)
같은 내용을 모든 채널(앱·문자·현판)에서 같은 말로 알린다.

둘째, 우선순위 표
- 1순위: 소액 인출, 약값·식비, 응급 진료비
- 2순위: 급한 고지서, 급여·매입 결제
- 3순위: 고액·비필수 거래(재개 후 처리)
줄을 없애려면 순서를 먼저 보이게 한다.

셋째, 길을 나눈다
- 앱 표지: 정상 / 지연 / 다른 길 가능(지도·QR)
- 임시창구: 구청·동주민센터·지하철 역사와 연계
- 취약 지역: 이동 차량·창구 배치
길이 흩어져야 행렬이 생기지 않는다.

넷째, 작은 계좌부터 지킨다
- 사전 등록된 고령자·돌봄·영세 점포에 자동 안내(“대기 없이 처리됩니다”)
- 번호표보다 먼저 묻는다: “지금 꼭 필요하신가요”
작은 계좌가 먼저 안전해야 불안이 줄어든다.

다섯째, 받쳐 주는 순서
- 어떤 기관이, 어떤 조건에서 다음을 떠받치는지
(예보·상위은행·한국은행·스와프 라인)
- 작동 순서와 범위를 미리 공개
보이지 않는 준비가 보이면 밤이 가벼워진다.

여섯째, 멈춤과 재개 시간
- 길어질 땐 솔직하게: “지금은 잠시 멈추고, 내일 ○시 재개”
- 재개 순서와 대상도 함께 적는다
늦은 침묵보다 이른 시간표가 낫다.

일곱째, 작은 배려
- 수수료 감면, 대기 없이 처리하는 창구, 약속시간제(타임슬롯)
- 고령층엔 자동 우편·문자, 안내 전화 한 통
사람은 손해보다 배려를 먼저 기억한다.

여덟째, 다음 날 기록
- 어디서, 얼마나, 왜였는지
- 무엇을 바꿨는지 한 장 요약(앱·지점·홈페이지 동시)
숨기지 않은 기록이 다음 불안을 늦춘다.

짧은 안내 예시(모든 채널 공통)
- “오늘 가능: 소액·생계·의료 결제. 고령자·소상공 대기 없음.”
- “내일 08:00 재개. 가까운 지점/구청 임시창구에서 처리.”
- “고액·비필수 거래는 내일 재개 후 순차 처리.”

정리하면,
첫 문장을 빨리, 같은 말로, 여러 길로 보낸다.
우선순위를 열고, 임시길을 나누고, 작은 계좌부터 지킨다.


받쳐 주는 순서와 재개 시간을 숨기지 않는다.
이 몇 가지가 밤을 건너게 한다.


다음 편 예고
함께 건너는 방법 — 패자를 남기지 않는 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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