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10 11화 함께 건너는 방법

패자를 남기지 않는 보상

by 박상훈

S10 11화 함께 건너는 방법 — 패자를 남기지 않는 보상


퇴근 후,

사무실과 작업장의 불이 한 칸씩 내려앉는다.

사람들은 각자 다른 속도로

하루를 접는다.


전환의 관점에서,

정의는 ‘남겨두지 않는 순서’다.

닫힌 뒤의 질서가

그 사회의 품격을 말해준다.


첫째, 숨을 잇는 약속

통보와 동시에 생활이 끊기지 않게 한다.

신청이 아니라 도착으로.

- 최근 임금의 일정 비율을 두 달간 자동 연결

- 공과금·월세의 잠깐 유예 안내

- 우편 한 장, 문자 한 통이 먼저 간다

불을 바로 켤 수 있으면 마음은 덜 흔들린다.


둘째, 가까운 자리의 길잡이

배움은 멀리 있지 않아야 한다.

낯선 교실 대신 익숙한 시간과 장소.

- 사업장 근처 저녁·주말 과정

- 현장 말을 알아듣는 강의

- 아이 돌봄이 같은 지붕 아래 있는 배치

배움의 시간표가

사람의 하루에 맞춰질 때

두려움은 줄어든다.


셋째, 우선의 표식

새 일자리는 먼저 떠나는 이들에게

분명하게 보장돼야 한다.

- 채용 공고 상단의 표식 “전환 대상 우선”

- 동일 점수일 땐 전환자에게 먼저 기회

- 내부·협력사 경력의 정당한 인정

은밀함이 아니라

공개된 예의로.


넷째, 한 번의 동의로

정리할 일이 많다면 창구는 적을수록 좋다.

- 임대·대출 유예, 공과금 조정, 지원금 연계를 ‘한 번의 동의’로 끝내는 절차

- 신용엔 흠이 남지 않도록 표준 문구와 기한을 미리 정해 둔다

사람의 시간을 아껴 주는 것이

가장 큰 위로가 된다.


다섯째, 골목의 버팀

문이 닫히면 골목도 함께 흔들린다.

가까운 곳부터 먼저 받친다.

- 반경을 정해 자동으로 흐르는 소액 지원

- 임시 간판·안내문·이동 전력 같은 작은 도구의 신속 배포

- 공동 집배소·임시 배달 동선

지도대로 흐르는 돈과 안내가 하루를 지킨다.


여섯째, 짐도 같이

사람은 일자리만 옮기지 않는다.

- 냉장고, 화분, 간판 같은 설명하기 어려운 것들까지 함께

- 여러 서류를 한 자리에서 끝내는 현장 순회 창구

작은 배려가 큰 결심을 돕는다.


일곱째, 멈춤의 예법

예상과 달리 흔들릴 땐

속도를 낮추자는 문장이 필요하다.

- “이번 주는 점검, 다음 주 월요일 재개”

- 달라진 순서를 한눈에 보이게

넘어짐에도 예법이 있으면

다시 서는 속도가 빨라진다.


여덟째, 이름을 남기기

사라진 자리엔

짧은 기록을 세운다.

- 명단과 사진, 한 줄의 사연

- 아이들이 지나가며 읽을 수 있는 설명

존중은 다음 전환을

조용히 설득한다.


마지막으로, 번호 하나

사람이 길을 묻기 전에

표지판이 먼저 서 있어야 한다.

- 하나의 전화, 하나의 창구, 같은 답을 주는 안내

- “오늘 도움이 필요하신가요”로 시작하는 말


보상은 호의가 아니다.

작동하는 설계다.


발표와 발동 사이에

공백이 없을 때

사람은 하루를 잇는다.


저녁, 우편함에 얇은 봉투가 먼저 도착한다.

다음 두 달의 숨,

다음 주의 시간표,

도움이 필요할 때의 번호.


전환의 품격은

이 몇 장의 문장에서 드러난다.


다음 편 예고

마지막 장부 — ‘안 바꾸는 비용’까지 적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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