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참여 의식의 구조적 쇠퇴
14화. 일본 젊은이는 왜 투표장에 가지 않나
― 민주주의 참여 의식의 구조적 쇠퇴
텅 빈 투표소의 풍경
선거일이 되어도 거리는 조용하다.
과거처럼 확성기 소리가 울려 퍼지지도 않고,
열띤 토론이 벌어지지도 않는다.
투표소에는 고령자들만 성성하게 모였고,
젊은 세대들은 어차피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발길을 돌린다.
일본의 투표율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1980년대 70%에서
2010년대 50%대로 떨어졌다.
특히 20-30대의 정치 무관심은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30년간의 경제 침체와 사회적 피로가
민주주의의 활력마저 앗아가고 있다.
참여하지 않는 구조
숫자가 말하는 현실은 명확하다.
중의원 선거 투표율은 1980년 74.6%에서
2024년 53.8%로 떨어졌다.
20대의 참여는 더욱 심각해
전체 평균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방선거는 37.2%로 전후 최저를 기록했고,
20대의 71.4%가 '정치에 관심 없다'고 답했다.
이것은 개인의 무관심 문제가 아니다.
자민당의 장기 집권으로 정치적 긴장감이 사라지면서
선택의 의미 자체가 퇴색되었다.
야당들도 뚜렷한 대안을 제시하지 못해
"어차피 똑같다"는 체념만 확산시켰다.
경제와 정치의 악순환
30년간의 경제 침체는
정치에 대한 기대감을 크게 약화시켰다.
누가 해도 경제는 나아지지 않을 것이라는
패배주의가 사회 전반에 스며들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더욱 잔혹했다.
고령층은 과거 고도성장을 경험해
정치의 가능성을 어느 정도 믿고 있지만,
젊은 세대는 침체기만 경험해
정치적 변화에 대한 기대 자체가 낮다.
이런 경험의 차이가
세대 간 정치 참여 격차로 고착화되었다.
경제가 정치 불신을 낳고,
정치 불신이 다시 경제 침체를 심화시키는
구조적 악순환이 만들어진 것이다.
정보화가 오히려 만든 고립
인터넷과 소셜미디어가 발달했지만,
정치 관심도는 높아지지 않았다.
오히려 각자 관심 있는 정보만 소비하는
'필터 버블' 현상이 심화되었다.
정치적 토론과 소통은 줄어들고,
정치를 '더러운 것', '복잡한 것'으로 여기는 시각이 확산되었다.
이윽고, 정치 이야기는 하지 말자는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자리잡았다.
더 나아가, 이는 단순한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미디어 구조 자체의 문제였다.
정치적 갈등을 자극적으로 소비하는 구조에서
시민들은
정치를 혐오스러운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한국이 마주한 동일한 위험
한국도 비슷한 신호들이 나타나고 있다.
20대 투표율은 여전히 높지만,
정치에 대한 혐오감은 점점 커지고 있다.
"정치는 더럽다", "누가 해도 똑같다"는
체념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우리는 어떻게 정치에 대한 기대감을 되살릴 것인가?
젊은 세대의 참여 의식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
민주주의의 활력을 어떻게 유지할 것인가?
일본의 30년이 던지는 절실한 질문이다.
그리고 우리가 지금 답해야 할 민주주의 생존의 문제이기도 하다.
오늘의 교훈
참여하지 않는 민주주의는 서서히 죽어간다.
민주주의를 살리는 것은 결국 우리의 몫이다.
정치 무관심은
민주주의의 활력을 서서히 잠식시킨다.
경제적 어려움과 사회적 피로가 누적되면
정치에 대한 기대와 참여 의식이 약화된다.
하지만 정치적 변화 없이는
경제와 사회 문제도 해결되기 어렵다는
역설적 상황이 만들어진다.
일본이 30년 동안 보여준 것이 바로 이 악순환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포기하고 체념할 것인가,
아니면 변화를 위해 계속 참여할 것인가?
민주주의는 완벽하지 않다.
하지만 우리가 포기하는 순간 더 나빠진다.
결국 민주주의를 살리는 것도, 죽이는 것도
시민 한 명 한 명의 선택에 달려 있다.
다음 화 예고
15화에서는 미디어와 여론의 경직화 – 획일적 정보 생태계가 만든 사회적 경화를 다룹니다.
기자클럽 제도와 미디어의 동질화가 어떻게 비판적 사고를 위축시켰는지,
그리고 이것이 사회 전체의 면역력을 어떻게 약화시켰는지
살펴봅니다.
[일본 : 잃어버린 미래가 남긴 구조적 경고]
2부 14화. 일본 젊은이는 왜 투표장에 가지 않나 – 민주주의 참여 의식의 구조적 쇠퇴
(이 글은 일본 총무성 2024년 선거 참여율 조사, 내각부 2025년 정치의식 조사, 정치학회 2024년 시민참여 연구, 중앙선거관리위원회 2024년 선거통계를 토대로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