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2 11화 구조를 다시 그리는 사람들

새로운 문장을 쓰는 자들에 대하여

by 박상훈

S2 11화 구조를 다시 그리는 사람들— 새로운 문장을 쓰는 자들에 대하여


구조는 정권이 만든다고 믿기 쉽다.
그러나 진짜 구조는
변두리에서 관찰하고, 거부하고,

실험하는 사람들에 의해 태어난다.


이름 없는 기술자,
정책의 행간을 집요하게 쫓는 연구자,
모순 위에서 정직하게 말하는 시민.


그들은 뉴스엔 잘 나오지 않지만,
다음 구조의 초안을 이미 쓰고 있는 사람들이다.



1/ 말단에서 구조를 거스르는 기술자들


모 중소기업은
중국산 자동차 부품의 수입이 막히자
불과 3개월 만에 핵심 설비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했다.


정부 로드맵이나 외국계 장비업체의 승인을 기다리지 않고,
현장에서 직접 설계를 바꾸고, 재조립하고, 실험했다.

그는 거창한 "기술 독립"이 아니라,
고장나는 구조를 바꾸는 실용적 감각으로 움직였다.


이런 기술자들이야말로
공급망 불안이라는 구조적 외풍을 막아내는 완충재다.



2/ 문장을 바꾸는 연구자들


국회예산정책처의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이전재원의 배분 방식이
지방의 위기 대응 속도에 결정적 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특히, 감염병 확산기나 기후 재난 상황에서
'정책 실행 속도'는 구조의 설계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연구자들은
'예산'이나 '법'이 아니라
'구조'를 언어로 설명하고 고치는 사람들이다.

구조를 이해하는 말이 없으면,
그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3/ 위험을 기록하는 시민들


2025년 5월,
강릉시 경포호 개발 사업과 관련하여
시민단체 ‘강릉시민행동’은 기자회견을 열고
“졸속 행정과 절차적 문제를 바로잡아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들은 공사 규모, 생태계 영향, 공공예산의 집행방식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했고,
이에 강릉시는 법적 대응까지 예고하며 갈등이 격화됐다.


이 시민들은
거대한 구조를 멈추지는 못했지만,
그 구조가 가진 서사에 금을 낸 존재들이다.

공식적 동의 없이도
문장 하나를 바꾸려는 시도는 결국
구조 전체에 영향을 남긴다.



4/ 구조는 위에서 완성되지 않는다


이들의 공통점은
아무도 설계권을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들은
위임 없이도 전환의 언어를 쓰기 시작했다.


구조란 명령이 아니라,
실천이 축적된 흔적이다.

그리고 이들의 문장이 쌓이면
새로운 구조는 비로소 허락이 아니라 현실로 등장한다.



다음 구조는 누가 만들고 있는가?

TV 속 설계자가 아닌,


작업복 입은 기술자,
엑셀을 읽는 연구자,
생활의 언어로 말하는 시민들은
이미 구조의 초안을 쓰고 있다.



다음 편 예고

12화. 구조를 상상할 수 있는 나라 — 대전환의 문 앞에서 묻는다

keyword
이전 22화S2 10화 실패한 설계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