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환의 문 앞에서 묻는다
구조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
구조는 뼈대이자 공기고,
틀이자 습관이며,
오랫동안 반복돼서 자연이 된 어떤 흐름이다.
그런데 그 구조가
갈라지고, 흔들리고, 멈추고,
때로는 스스로 무너지는 시점이 있다.
그 순간,
우리는 구조를 '상상해야만' 하게 된다.
쌍둥이 적자,
공급망 단절,
관세 충돌,
기축통화의 불안정,
이념보다 자본이 먼저 움직이는 국제 질서.
2025년,
우리는 모든 위기가 구조의 결과였음을 확인하고 있다.
정책의 실패가 아니라,
구조 설계의 부족이었다.
그리고 그 부족은
기득권의 탐욕을 해결하지 못한
'상상력의 결핍'에서 왔다.
지금의 구조는
자율을 주지 않고,
복원을 지연시키며,
누구에게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
우리는 공급망을 쥐고 있지 않고,
통화의 방향을 결정하지 못하며,
외교에서 능동적으로 테이블을 만들지 못한다.
이건 구조가 낡아서도 있지만,
그보다는 설계가 부재했기 때문이다.
구조 전환은 데이터로만 오지 않는다.
보고서로만 오지 않는다.
심지어 위기만으로도 오지 않는다.
그 전환은 상상에서 시작된다.
도시의 공간을 어떻게 쓸지,
산업의 질서를 누구에게 맡길지,
통화의 흐름을 어떤 협력에 기대야 할지,
문화와 민주주의가 어떤 언어를 공유할지.
상상하지 않는 구조는
늘 반복되다가,
결국 반복 불능에 이른다.
“기술 독립”이 아니라
“기술 설계 생태계”를 만들 수 있는가?
“강달러 대응”이 아니라
“자율 통화 정책”을 설계할 수 있는가?
“전략적 모호성”이 아니라
“이야기를 주도하는 외교”를 그릴 수 있는가?
상상이 실패하면,
현실은 반드시 제자리로 돌아간다.
우리는 지금 구조를 고치는 중인가,
아니면
구조를 그리려는 중인가?
세상은
다시 구조를 상상하고 그리는 나라들을 주목하는 법이다.
그리고 그 상상력은
다음 구조를 먼저 맞이할 준비가 된 곳에,
아주 조용히,
아주 단단하게 도착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