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금이 명령하는 밤
2025년 봄,
미국 재무부는 전기차 배터리 세부 보조금 초안 가이드라인을 새로 예고했다.
국내 가공 비중 60%를
2027년 80%로 끌어올린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숫자 한 칸이 바뀌자, 한국산 양극재·전해질 40 억 달러 규모 물량이
단숨에 “조건부”로 분류됐다.
이것은 투자 유치가 아니라,
결정권의 이동을 뜻한다.
삼성·LG·SK는 세제 혜택을 지키려
소재 동선을 다시 그린다.
납기는 늘고, 단가는 오르고,
국내 하청은 가격 재협상을 통보받는다.
결국 구조는
워싱턴의 표 한 줄에 맞춰
몸을 접는다.
조지아·텍사스에 늘어날 일자리 3 만 개.
그 자리는
한국 지방 공단에서 빠져나온 기술직 자리다.
소득 통계는 움직이지 않지만,
소도시의 소비지표가 먼저 식는다.
주도권이 비어 있는 곳에
사람도 비어 간다.
R&D 예산은 국내에 남았지만
달러 투자는
바다를 건넜다.
돈이 빠져나갔다는 말보다,
결정이 빠져나갔다는 말이 정확하다.
규칙을 만드는 손이 밖에 있다면
보조금은 혜택이 아니라 리스크다.
오늘은 80%,
내일은 90%가 될 수 있다.
주도권을 빌려 쓴 구조는
기한이 정해진 계약서와 같다.
그리고 만기일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온다.
다음 편 예고
2화. 파도 위의 가격— 원자재 급등이 구조를 시험할 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