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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음 May 24. 2019

안녕하세요, 이음입니다.

[팟빵 오디오북 출간]

안녕하세요, 이음입니다.


오랜만에 인사드리네요, 잘 지내셨나요.


올해 봄 즈음, 한 통의 메일을 받았습니다. 익숙한 이름이고, 또 자주 이용하는 매체에서 온 연락이었습니다. 바로 '팟빵' 이었어요. 감사하게도 메일의 내용은 위클리 매거진에서 연재했던, '바다에 안부를 묻는 일'을 오디오북으로 제작하고 싶다는 거였죠. 더구나, 성우분의 녹음이 아닌 저자가 직접 읽어주는 방식으로 말이에요.


처음엔, 조금 가볍게 생각했습니다. 별 어려움이 없을 것 같았죠. 말하는 건 늘 하는 일이고 익숙한 일이니까. 하지만, 완전히 달랐어요. 여태껏 늘 써왔지만, 항상 글 앞에서 어려움을 겪는 것처럼 말 역시 그랬습니다. 듣기 좋은 톤으로, 호흡과 정확한 발음으로 글을 읽는다는 건 좀처럼 쉽지 않았습니다. 말과 말 사이마다 자주 머뭇거리고, 떨리고, 숨이 찼어요. 발음이 샌다거나, 단어를 빠뜨려 읽는 일도 빈번했습니다. 물론, 담당 대리님과 PD님의 배려로 녹음은 무사히 마칠 수 있었습니다. 여러모로 신경 써주시고, 교정해주시느라 힘드셨을 겁니다.


글을 하나하나 다시 소리 내 읽어보고, 단어를 되새기는 일은 무척 새로웠어요. 제가 쓴 글이어도, 시간이 지난 후 읽으니 새롭게 느껴지더라구요. 그 사이, 변했다는 실감이 들기도 하고, 어느 부분에선 아직도 여전하구나 하는 느낌을 받기도 했거든요. 그렇게 제가 지나온 시간과 사건들을 복기하면서 읽었던 것 같습니다. 정말 좋은 경험이었고, 값진 시간이었어요. 어떻게든 이렇게 글과 관련한 삶이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참 고맙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아, 그리고 위클리 매거진에 연재하지 않은, 다른 원고도 한 편 실려 있습니다. '괜찮아, 짖지 마.'라는 단편이에요. 짐작할 수 있듯이, '개'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반려견을 기르면서, 혹 꼭 동물이 아니더라도 누군가를 돌보는 데에 있어서 일어날 수 있는 감정들에 관한 이야기에요. 오래 붙잡아 쓰고, 또 쓰는 내내 무척이나 힘들었던 글이었습니다. 자세히 설명할 순 없지만, 글을 써 내려 갈 즈음 저는 여러 관계로 얽힌 다양한 선의와 악의를 동시에 체험하면서 괴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던 시기였어요. 때문에, 글을 쓰면서도 조심스러웠고, 보다 정확하고 진실하게 쓰고자 노력했습니다. 매번 드는 생각이지만, 말과 말 사이의 간격은 너무 아득하고 깊은 것 같아요. 도저히 메꿀 수 없는 무언가를 채우려고 시간을 허비하는 느낌이랄까요. 예정된 실패를 답습하는 것, 그게 제가 글을 쓰는 방식인 것 같습니다. 그래선지, 이제 저는 제 글이 무언갈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무엇도 훼손시키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곧 6월이에요. 벌써 한 해의 반을 지나왔습니다. 날이 제법 무더워졌다는 걸 실감합니다.


다들 결심하신 다짐이나, 계획한 일들을 이루셨으면 좋겠습니다.


최근 들어, 글을 올리고 있지는 않으나 열심히 쓰고는 있습니다. 연재할 수 있는 분량이 채워지면 다시 한번 연재할 계획입니다. 그동안 의연하게 쓰고 있겠습니다. 정성 들여 쓴 만큼이나, 누군가 그 마음처럼 읽어준다는 사실이 아직까지도 믿기지 않습니다. 제 손을 떠난 글이 그래도 어딘가에서 외롭지 않게 있구나 다행인 마음도 듭니다. 언제나 제 글을 읽어주시는 독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모두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 이음 올림.








- 견디는 소음

http://m.podbbang.com/audiobook/channel?id=1771850


- 상냥한 백색

http://m.podbbang.com/audiobook/channel?id=1771852


- 바다에 안부를 묻는 일

http://m.podbbang.com/audiobook/channel?id=1771853


- 괜찮아, 짖지 마

http://m.podbbang.com/audiobook/channel?id=1771851


- 누구의 잘못도 아닌

http://m.podbbang.com/audiobook/channel?id=1771854


p.s 더불어, 리뷰를 작성해주신 분 중 선정하여 상품을 드린다고 합니다. 자세한 사항은 밑에 게시글을 확인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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