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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지연 Dec 09. 2020

내가 개를 키울 줄이야

11 엉킨실타래를 풀어라

예방접종 맞으러 동물병원에 간 날.

수의사 선생님은 털이 이렇게 엉킨 강아지는

오랜만이란다. 털 빗는 법을 설명하신다.

안쪽의 실타래처럼 엉켜있는 털들을 손으로 하나하나 찢어서 풀어줘야 한단다. 그러고 보니 뭉터기로 엉켜있는 곳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이것을 풀지 않으면 강아지 미용도 할 수 없고 밀어버리는 수밖에 없다며.


세상의 다양한 브러시를 종류별로 구매하여 여러 가지 방법 시도하며 바다가 아플세라 빗질을 좋아하길 바라면서 한다고 했는데 아직 아기 털이라 얇고 힘이 없다. 그러고 보니 우리 아이들 배넷 미용할 때 얇고 가느다란 머리카락과 닮았다.


이가 나려고 잇몸이 간지러워

모든지 입에 넣으려는 아이를 위한 장난감

간질간질 이빨 나려는 강아지 장난감도 닮았다.


오늘도 바다의 뭉친 털을 빗는다.

엉킨 털 타래를 풀자.

하루에 한 부위씩, 하나씩 하나씩.

털 가지런 해지면 카탈로그에 사진처럼 우리 바다 예쁘게 미용해줘야지.


차근차근 풀어내면 된다. 조급해하지 않고.

엉켜버린 것 같은 문제도.


뭐든지 한 번에 완벽하게 끝내려는 너울대는 내 마음 다잡고 들이쉬면서 일어남 내쉬면서 사라짐.

호흡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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