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나는 만큼 해서 할 수 없는 것들
공동체 경험을 하면서, 많은 공동체들이 초기에 환대해 주는 것을 경험한다. 따뜻하고 유대감 깊고 사람을 살피는 마음.
내가 공동체에 소속되면서 알게 되는 것은 인간의 마음이, 환대의 기간이 지속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물에 빠졌던 거 구했더니 보따리도 달라는 게 사람의 미음이라는 게. 정말 그렇다.
나만 해도 우동사의 끝무렵, 우울증을 갖고 오늘 공동체에 찾아왔을 때 환대해 주는 사람들에게 고마우면서도 나 우울하니까 이것도 해줘, 나 이것은 못해 이런 마음으로 오르락내리락 롤코를 탔었다. 오늘 공동체 사람들은 선을 긋기보다 계속해서 품어줘서(2년 정도를 계속 품어줌 잘못을 하더라도 지나고 그때 그랬더라 얘기 정도만 해주거나 넘어가거나) 사람들이 마음이 넓구나 정도로 가볍게 생각했었다.
그런데 오늘 공동체는 공통적으로 공유하는 가치가 있고 공동체학교 1년 과정을 통해 배우고 사는 내내 그것을 잊지 않도록 훈련(?)을 한다. 자연스러운 마음이 아니기 때문에 힘을 내서 하는 것이었다. 자연스러운 마음은 내 것, 내 가족, 내 이익을 찾아가기 마련인 게 사람이다. 그것을 나쁘다 할 게 아니라 그게 당연하니 당연하지 않은 선택을 쌓아 공동체를 지켜가는 선택을 해오는 것이었다.
그러니 나 같은 진상이 와도 품는 힘을 내는 쪽으로 선택을 하지 개인의 인품에 맡기지 않는다. 그래서 오르락내리락하며 잘해주다 아 이것까지는 좀 그런데? 아 이건 선 넘었지.. 하는 게 없는 것이었다.
잘해주거나 선의로 대하는 것이 마음으로 하는 게 아니라 이성의 선택으로, 의지로 해간다는 게 처음에는 어색했고 그다음에는 따라가 보는 중이다.
처음에는 그러면 그건 진심 아닌 거잖아? 그게 나쁜 더 아닌가? 가식 아닌가? 이런 생각으로도 넘어갔는데 진심인지 아닌지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지로써 해나가는 데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일단 몸에 익혀보는 길을 가고 있다.
새로운 물결을 흐르게 하고 끊임없이 받아들이고 폐쇄적 공동체로 가지 않을 수 있는 힘은 이성을 잡는 데 있다는 것이 신기하고 또 그래서 나랑 더 친한 사람, 나랑 취향 맞는 사람! 을 오라고 하거나 더 환영하는 게 아니라 오는 사람을 다 받을 수 있는 힘이 되는 것이구나 또 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