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노랑연두 Oct 20. 2024

스웨덴에서 느낀 한강작가님의 노벨 문학상 수상

괜스레 내가 뿌듯한 수상

드디어 한국에서 노벨 문학상을 받았다.


내가 어릴 때만 해도 매해 고은 시인님이 후보라고 뉴스에 나왔는데, 요새는 뉴스를 안 봐서 그런가 한강 작가님이 수상하고 나서야 후보인지 알았다.

수상한 것도 뉴스가 아니라 책 좋아하는 지인들이 난리가 나서 인스타 스토리를 보고 알았다.


(나중에 뉴스도 보고, 화제의 민음사 유튜브도 봤다. 이제까지 우리는 노벨문학상 수상작을 외국문학이라고 말해왔는데 더 이상 아니라는 말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이제 한강작품을 하나도 출판하지 않는 민음사, 본인들은 너무 기쁜 마음으로 퇴근할 수 있다며

아마 문학동네나 창비에서는 집에서 다시 돌아오시거나 이미 대기하고 있다가 야근하실 거라는 말이 좀 웃겼다.

왜 기자회견이 없는지의 이유를 설명하는 아버지 한승원작가님의 인터뷰도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서 짧게 말한 소감도 너무 인상적이었다. 소감 발표하기 전까지 논란이 된 각종 폄하 글과 인터뷰에서 볼 수 없는 차분함과 세심함이 느껴져 새삼 대단하게 느껴졌다.)



하지만, 나는 한강 작가님의 글을 읽어본 적이 없었다.


맨날 국제도서관 한국어 코너에 가면 보였던 작가님이지만 선뜻 골라지지 않았다.

영어 수업 같이 듣는 터키애가 축하한다며 메일을 보내니, 한번 읽어보긴 봐야겠구나 싶어졌다. 채식주의자 안에 들은 연작 중 채식주의자어떻게 인터넷에서 구해서 읽을 수 있었다. 글 자체는 쉽게 읽혔다 하지만 억지로 고기를 먹게 하려는 아빠의 폭력성이 너무 잔인하게 느껴져 멈추고 싶어졌다. 왜 호불호가 있는지 알 거 같았다. 


그래도 마저 볼까 싶어 확인해 보니,도서관에 한국어로 된 모든 한강 작가님의 책이 대출된 상태고 모두 대기줄까지 생겼다.

대신, 때마침 한국으로 출장으로 간 남편 통해서 책을 받을 수 있게 책들도 주문했다.


그리고 이번주 금요일, 도서관에 가보니 도서관 곳곳에 문학상 수상자 포스터가 붙어있었다. 괜스레 뿌듯해졌다.

그래서 굳이 서점 안으로 들어가서 뭐 없나 확인해 보았다. 책은 다 팔렸는지 없었지만 제일 입구에 마련해 놓은 소개코너에 괜히 어깨가 으쓱했다.

다른 서점은 계속 인스타에 광고를 올리고 있었다.


스웨덴 전체가 들썩거리는 것도 같은 게 스웨덴어로 된 '소년이 온다'에는 대기가 247명, 채식주의자 366명! 그 뒤에 나온 작품들도 꽤 대기가 많아서 새삼 놀랐다. 이제까지 아무리 대기가 많은 책이라도 열명 안팎이었는데 말이다.


그리고 책 설명을 보다 보니.. 예전 작품들은 영문버전에서 스웨덴어로 2차 번역한 거였는데, 최근 작품들은 한국어 원문에서 바로 스웨덴어로 번역한 거라고 되어있더라..


한국어에서 바로 스웨덴어로 번역할 수 있는 번역가 있다니.. 새삼 한국에 대한 관심이 올라갔음을 느껴졌다.

매거진의 이전글 퇴직 후의 삶 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