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쩐지 헐렁했던 한 주
어쩌다보니 글쓰기를 빼먹어서 지지난주 내용을 쓰는 게으른 필자이다.
10월 마지막 주에는 아이들 가을 방학이라서 고민 끝에 프랑스-벨기에 여행을 가는 탓에 한주를 빼먹게 되었다. 그래서 그 전주 수업이라도 잘 들어놓자 했는데, 이게 웬일? 청음과 음악이론 교수님이 무슨 일이 있는 건지 수업을 다 취소하고는 여행가는 주로 미뤄놓은 것이 아닌가. 이제 과정이 후반부로 들어가서 모르는 내용들이 하나씩 생기던 참이라서 더 잘 들어야하는데 아쉬웠다. 그래서 결국 남은 건 수요일 앙상블 수업과 금요일 리듬연습-우리끼리 연습 뿐이었다. 결국 수업은 딱 하나뿐.
먼저 앙상블은 이번이 두번째 시간이긴 했지만, 그룹으로 나눠서 연주를 하는 건 처음이라 기대가 되었다. 첫시간에 월드뮤직이라는 단어를 크게 적긴 했던 건 까먹고 무슨 곡을 할지 궁금해했는데, 역시나 월드뮤직이었다. 노래를 하나쯤 들려주고 노래에 나온 카혼과 클라베라는타악기 설명을 잠깐 하더니 박자치는 연습을 시작했다. 우리나라로 치면 굿거리장단 같은 느낌이었다.
그 다음, 실제로 합주를 할 첫번째 곡을 들려줬다.
Mansane Cissé:
https://open.spotify.com/track/53Cm27gfKgC7XACAvgsFmL?si=c7f328911b524100
수업에 들어온 학생은 나까지 합해서 4명, 각각에게 무슨 악기를 할 수 있냐고 묻고는 플룻을 든 나를 제외하고 피아노, 신디사이저, 그리고 직육면체의 타악기(카혼 Cajón)을 각각 맡게 했다. 그리고 나서 악보도 없이 손수 건반을 치며 음을 알려주시는게 아닌가?
피아노 앞에 앉은 아이에게는 미시미시레라 파#시파#시레솔을 계속 반복해서 쳐주셨다. 약간 애가 어리버리해하고 있으니 몇번이고 다시 쳐줬지만 그리 쉬워보이지 않았다. 옆에서 피아노 건반을 보고 계이름을 적어서 보여주니 그나마 나아지자, 두번째 신디사이저 치는 아이에게는 시시미미시시레 라 시시파#파#시시레 솔 을 쳐주며 따라 치란다. 그냥 악보로 주면 쉽게 칠거같은데 왜 이렇게 하는지 의아했다. 청음 능력을 높이기 위한 건지 또는 악보를 못 보는 사람을 배려하는 건지 잘 모르겠지만 어찌저찌 두번째도 완성. 타악기를 치는 아이한테는 리듬을 알려주고 나에게는 멜로디 리듬을 알려줬다. 피아노로 쳐주셨는데, 건반을 보니 라솔라시 라솔파#미 레도#시라솔파#미레도#레미 였다. 나머지 셋이 같은 박자에 시작하면 나는 두박자정도 뒤에 나오는데 들어가는 타이밍이 좀 어려웠지만 몇 번해보니 괜찮았다.
그 다음 곡은 아라비아 노래를 하기로 결정하고 나서 박자를 알려줬다. 아래처럼 총 10박의 리듬인데, 첫박에 손뼉, 4박에 발, 6,7박에 손뼉, 9박에 박을 치는 아주 독특한 리듬이었다.
1 2 3 1 2 1 2 1 2 3
손 발 손손발
그리고나서 노래를 들려줬는데, 바로 이것.
Lama Bada:
https://open.spotify.com/track/2UeXFGjocNWjoOznR5lh54?si=cfca8eb6565e4d77
시간이 없어서 이건 연주하지 못했는데, 나중에 노래도 부를거란다. 가사를 올려준다는데, 살다살다 아라비아 노래를 다 배울줄이야.
신기한 경험을 참 많이 하고 있다. 아쉽게도 두번째시간은 여행 때문에 못 가서 얼마나 더 진도를 나갔는지 알 수가 없지만, 어느새 시간이 흘러흘러 1시간 뒤면 세번째 앙상블시간이다. 빨리 밥먹고 수업 가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