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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writingS Dec 31. 2016

계절의 한 가운데

행복한 일 년이었다.

일 년이란 원래 사람의 생과 닮아서

나고 피고 지고 사그라드는 그런 거라고

바싹 마른 나의 한 송이가 또 이렇게

낙화를 기다리는 밤.


언제나 낯선 찬 겨울의 한복판이니

그래도 혹시 다음 이야기는

새로울지도 모른다고 생각하자.

이 다음은 반 발자국

다른 곳으로 걸어  수도 있다고.


살아가다 보니 많이 찔리고

점점이 피 맺힌 하루하루가 모여

나의 한 장을 가득 채운

일 년이라는 완성이 이제 화지를 넘기는 순간.

빽빽히 그려넣은 저 많은 순간들도

어찌할 수 없이 밀려나겠지.


후회는 어떻게 될까

꿈은 계속 꾸게 될까

실망은 이어지려나

행복은 내게 오려나


나는 여전히 거기에 있을까

슬퍼하며 하루를

기뻐하며 어제를

기다려지지 않는 내일을 나는 또 견디려나

다르지 않아도 된다고

새롭지 않아도 좋다고

한 해 만큼 멀어진 나의 삶에 또 안녕

손등에 입을 맞추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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