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인도였을까.
나는 왜 인도에 오고 싶어 했을까?
인도에 몇 달간 체류하며 그 답을 찾아보려 했지만 알 수 없었다.
여행을 하자. 혼자서 여행을 하자
나를 버리고 이 속에서 나를 찾자
지금까지와 다른 나를.
그렇게 시작된 나의 인도 여행은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만큼 위험은 전혀 없었으며, 행복하기만 한 여행이었다. 나를 버리기도 나를 찾기도 했고, 많은 것을 보고 많은 것을 잃기도 했다.
세상의 끝이라고 생각될 정도의 無를 보았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속에서 행복을 발견했다.
사람들을 사귀고 그들을 사랑하는 데는 상대의 나이, 국적, 일, 이름은 필요하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으며 그 존재 만으로도 사랑할 의미가 있음을.
세상에 가장 위대한 예술가는 인간이 아닌 신이었고,
사람은 자연 속에 있을 때 가장 빛을 발하며 그 속에서도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는 걸 알았다.
나에게는 별거 아니었던 1루피가 누군가에게는 절실하다는 걸 알았고,
내가 먹다가 남긴 빵 한조각도 누군가에게는 허기진 배를 채우기 위한 달콤한 식사가 되기도 했다.
버리려던 헌 옷이 추위에 덜덜 떠는 아이에게 따뜻한 호흡이 되어주기도 했다.
작은 것으로 아이들의 천사 같은 미소를 볼 수 있고, 그 미소는 겪어보지 못했던 행복을 가져다준다는 걸 깨달았다.
지금 나를 괴롭히는 것들이 조금만 지나면 아닌 것이 되기에 화가 나도 웃는 법을 배웠으며
사람의 눈빛을 조용히 바라보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여유로움을 갖게 되었다.
차 한잔을 대접하며 생색을 내보기도 했고, 알면서 속아주는 배려심도 배우게 되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건 사랑 그리고 웃음, 베풂, 여유, 용기였고 이를 통해 소유보다는 존재의 중요함을 깨닫는다.
세상은 혼자서가 아니라 나를 사랑해 주는 사람들과 기다려주는 사람들
나를 보호해 주길 바라는 기도와 돌보시는 나의 신이 있기에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나를 버리고 나를 찾기 위해 시작한 여행이라는 걸 마지막쯤 깨달았다.
마지막이 아닌 시작인 여행, 그래서 인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