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레비시 Apr 18. 2024

화분

2021.07.26



아빠가 허리를 삐끗하셨다

밖에서 버려진 큰 화분을 집으로 가져오시다가 그랬단다

나는 그 길로 전화를 걸어 폭풍 잔소리를 해댔다

아빠의 약해진 뼈가 걱정이 돼서 약해진 마음은 못 보았던 거다

아빠는 그냥 엄마가 무거운 것을 혼자 들게 할 수 없어 평상시 대로 함께 들었던 것이고

엄마는 아빠가 조금이라도 좋은 공기 마실 수 있게 나무 한그루 식물 하나 집에서 더 심고 싶었던 것인데

나는 뼈전이암으로  약해진 뼈가 혹시라도 크게  다칠까 두려워 엄마 아빠에게 잔소리를 던졌다

그냥 우리 엄마 아빠는 그대로 서로를 생각하며 했던 행동들이었는데 말이다




친정집에는 커다란 화분에 큰 화초들이 잘 자라고 있다

나무들이 반짝거리는 건 풀 하나 나뭇잎 하나도 정성스럽게 돌봐야 아빠도 힘을 내서 살 수 있을 거 같다는 엄마의 마음이다

작은 가지에 새순이 뾰족 올라왔다



이전 03화 두려움과 슬픔의 무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