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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atilda Jul 11. 2024

무제

오늘은 월요일까진 예정에 없던 마곡 연구소 출근이다.

화요일에 갑자기 마곡 전시 해설을 내가 담당하게 될 것이란 확정적 이야기가 생기면서 자연스레 이곳으로 출근한 것이다.


오늘도 당연히 마곡으로 출근할때마다 항상 하는 회사 헬스장 실내자전거를 탔다.

지루했다. 1달이 넘어가는 7.11. 이 되니까 모든게 살짝 심드렁하다.

바로 앞 통창에 보이는 흔들리는 나뭇잎도, 1층의 카페에서 마시는 1500원짜리 아아도 그저 그렇다.


왜그런가 하니, 월요일부터 일이 많아졌다.

미팅도 많아졌고 상무님이랑 대화하는 일, 상무님 지시사항에 따르는 것도 많아졌다.

내가 보내야할 이메일, 챙겨야할 사항도 많아졌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주 점심을 뭘 먹든 4시가 넘어가는 순간부터 배가 쪼들리듯이 고프다.

분명히 회사에서 주는 밥을 꼬박꼬박 먹거늘, 왜이럴까 난.

어제는 저녁에 틈새라면 3개에 계란 4개를 풀어서 남편이랑 나눠먹었는데 글쎄 남편이 내가 자기보다 한 젓가락 더 가져갔다고 쫌팽이 마냥 의심을 품길래 냅다 던져줬다. 정말 먹는거에 욕심이 많은 사람이다.


요샌 집에가서 씻고 밥먹고 소논문을 수정한다.

그런데 오늘은 교수님과 의견 충돌이 있었다.

교수님 보시기엔 내가 주장하는 것이 별로 탐탁지 않으며, 내가 쓰려는 이론 툴이 마땅치 않은 것이다.

너무 화가나서 점심에 남편에게 주저리주저리 전화로 잠깐 이야기했다.

그러고선 회사에서 주는 맛있는 설렁탕과 부침개를 사람들과 이야기하며 아무일 없는 척 먹었다.



오늘은 글쎄, 충전기를 놓고와서 백만년만에 편의점에 돈을 내고 폰 충전을 했다.

주변에 빌릴 사람도 딱히 없었다. 그냥 돈내고 했다.

어제는 립스틱을 안 챙겨와서 올리브영에서 샀더니 이번엔 충전기다.


나 혼자좀 있고 싶다.

오늘은 소논문도 안 건드리려고 한다.

5시에 퇴근이신 팀장님이 왜 안가실까.

난 혼자있고 싶은데.


커피를 3잔 마셨다.

어제 미리 사둔 매머드 커피 아아 1잔, 회사 커피 2잔. 그 중 한잔은 디카페인.

30분 후면 퇴근이다. 얼른 퇴근하고싶다. 벗어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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