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는 버블입니다. 언빌리버블!
요즘 유튜브에는 AI로 만든 노래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중년 이상 어르신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노래 중에 AI가수 설훈이 부른 '들풀'이란 노래가 있습니다. 제가 들어봐도 계속 듣고 싶은 노래면서 AI가수 설훈의 얼굴도 멋있고 목소리도 너무 좋습니다. 결국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하시는 어머니께 카톡으로 채널을 알려 드렸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AI로 만든 예술은 진짜 예술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흔히 ‘기계가 만든 것에는 작가의 영혼, 개성, 의도가 담기지 않는다’는 인식 때문일 것입니다. 하지만 과연 예술의 본질이 ‘누가 만들었는가’에만 있는 것일까요? 저는 오히려, 예술의 가치는 누가 만들었는지가 아니라, 그것이 진정으로 감동을 주는가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AI노래 '들풀' 유튜브 영상의 댓글을 보면 "감동받았다.", "왜 이렇게 눈물이 나냐?", "감정이 요동친다.", "위로를 받았다.", "너무 힐링된다."와 같은 댓글이 수천개가 달려 있습니다. 이런 노래가 과연 예술적 가치가 없는 걸까요? 앞으로 AI로 만들어질 노래, 소설, 그림, 영화와 같은 생성물 모두 결국 우리에게 놀라움, 위로, 영감, 창의적 자극을 준다면 그 순간 예술이라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어차피 그러한 결과물이 나오도록 구상하고 프롬프트를 입력하는 건 인간이니까요.
AI를 활용한 대표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레픽 아나돌 역시 처음 전시를 했을 때는 그의 작품이 과연 예술이냐 아니냐 논란이 많았지만 지금은 전 세계에서 인정받는 아티스트로 자리잡았습니다. 참고로 레픽 아나돌(Refik Anadol)은 1985년 이스탄불 출신으로,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세계적인 미디어 아티스트입니다. 그는 데이터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해 몰입형 디지털 설치 작품을 선보이며,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혁신적으로 넓혀온 인물로 평가받습니다
며칠 전 경주에 있는 우양미술관에 가서 백남준 특별전시를 관람하고 왔는데 그때 찍어 온 작품 사진을 AI에게 주고 영상처럼 만들어 달라고 해 봤습니다. 그리고 결과물을 가만히 보면서 드는 생각이 미디어 아트의 선구자인 백남준이 생성형 AI를 만났다면 어떤 작품이 나왔을까 궁금해지더군요! 아마도 하고 싶은 것들이 엄청 많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남준은 텔레비전, 비디오, 전자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예술의 도구로 수용함으로써 그가 살아가던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었고, ‘미디어아트’라는 완전히 새로운 예술 언어를 만들어냈다. 그의 작업은 기존 예술의 경계를 무너뜨리며, 기술과 인간의 상상력이 만나 어떤 창조적 파동을 일으킬 수 있는지를 몸소 증명했습니다.
오늘날 우리 앞에는 또 하나의 거대한 변화, 바로 AI의 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AI 기술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면서, 작품을 만드는 방식 자체가 혁신적으로 달라지고 있고,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창조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습니다. 이제는 예술가 한 명의 손끝이 아닌, 수많은 알고리즘, 데이터, 인간과 AI의 협업을 통해 전에 없던 시각적 언어, 상호작용적 경험, 개인 맞춤형 예술 등 다양한 형태의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미디어아트가 처음 등장했을 때도 “이게 예술인가?”라는 질문이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그 경계와 인식은 끊임없이 확장되었습니다. 지금 AI 아트 역시 그런 과정을 겪고 있습니다. AI 시대가 백남준의 미디어아트처럼 완전히 새롭고,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그런 신(新) 예술 장르의 탄생으로 이어지길 바래 봅니다. 결국 예술은 늘 변화와 도전의 역사였으며 AI와 함께하는 미래에도 반드시 새로운 예술의 세계를 우리 앞에 펼쳐 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