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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긴어게인 Dec 30. 2023

'일'과 이별하기 위해 퓨처 네비게이션을 켰습니다

'과거의 나'에서 '미래의 나'로


이 세상 단 하나밖에 없는 나의 인생그래프,
이곳에서 ‘나’를 찾다!!


기억을 더듬어 생각나는대로 인생그래프를 그려보았다. 나’란 사람!! 딱 ‘이런 사람’이예요 라고 말하긴 어렵고, 화려하게 대박난 인생은 아니지만, 이 오래된 세월을 성실하게 치열하게 견디어 왔음에 스스로 칭찬해주고 싶다.


오르락 내리락!! 아직도 ing

나의 인생그래프(@비긴어게인)


과거의 나’
나는 초등학교때부터 문예 활동을 하면서 작가의 꿈을 가진 보통 학생이었다. 수능을 말아먹고 원하지 않았던 대학에 가면서 모든게 꼬여버렸다고 생각했다. 휴학을 고민했고 다른 대안과 뚜렷한 목표를 찾지 못했다. 그저 고민을 안고 살아갈 뿐이었다.


어쩔수 없는 이별도 맞이했다. 바쁜 엄마를 대신해서 우리 가족을 돌보셨던 외할머니를 보내고, 일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아무런 준비도 예고도 없이 아버지가 먼곳으로 가셨다. 떠나간 가족 때문에 더 열심히 살았고 그리움이란 세 단어에 속마음을 꽁꽁 동여매고 살았다. 


IMF와 회사 인수합병으로 몇번의 이직이 있었고, 이후 정착한 회사에서도 대학원과 회계사(AICPA)를 도전했다. 20,30대에는 어떻게든 잘해야만 한다는 부담과 욕심이 앞섰다. 매번 주어지는 기회가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 같아서 스스로와 주변인들을 힘들게 하며 완벽을 추구했다.


현재의 나’
 현재의 나는 40대다. 여유와 빈틈이 없고, 힘이 들어간 삶의 삐걱거림  끝에 스스로를 조금씩 내려놓고 있다. 하루하루를 일로만 흘려 보내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

 

'미래의 나' 
어떻게 살아야 할까? 무엇을 하면 행복할 수 있을까? 오르락 내리락 하는 인생이지만 그래도 기대한다.



과거의 나,
조금은 덜 아프고, 조금 덜 애쓸걸!!


어차피 견딜거면 조금 덜 고민하고, 조금 덜 아플걸 그랬어!!


첫번째 번아웃이 왔다. 이유도 목적도 없이 무식할 정도로 앞만 보고 달렸다. 몸에 이상 증세가 와서 3개월 휴직을 했다. 7개월의 프로젝트 기간 동안 거의 매일 새벽 5시 출근, 밤 10시 퇴근이었다. 나의 상사를 서포트하기 위해서일까? 스스로의 만족감을 느끼고 싶어서일까? 조직에 충성 하고자였을까? 주어진 업무는 잘 해내야 한다고 생각했고, 뭐든지 배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 자신에 대한 생각은 없었다.


두번째 번아웃이 왔다. 제주도 둘레길을 홀로 걸었다. 10일째 되던 날, 발에 생긴 큰 물집으로 더 이상 걸을 수가 없었다. 비가 내리는 날, 성산봉에 3시간 동안 같은 자리에 앉아 하염없이 바다만 바라보고 있었다. 그냥 번아웃이 왔고, 그냥 열심히 일할 뿐!! 이렇게 사는 것이 재미가 없었고,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가 고민이었다.


세번째 번아웃이 왔다. 주어진 직급 이상으로 성과를 내야 하는 업무를 하다보니, 주변의 시기와 질투, 동료들과의 사소한 갈등으로 힘든 순간이 왔다. 모든 것을 내려놓기로 결정한 후 일주일 뒤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났다. 아무러 준비없이 무식하게 ‘용기’만 갖고 티켓팅을 했다. 스페인 레온에서 포르투갈 지중해 끝까지 20일을 걸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 자꾸만 울먹울먹 해질때가 생기는걸 보면 무언가 억울했나 보다. 진짜 내려놓았는지 아니면 그냥 가슴 속 깊이 묻었는지 모르겠다. 그렇게 산티아고에서 20일의 낮과 밤을 보내고 일상으로 복귀를 했다. 내가 앞으로 뭘 해야 할지, 더 이상은 사람들에게서 상처받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산티아고에서(@비긴어게인)


어차피 안될 인연, 왜그리 애썼을까? 친구도, 적도 만들지 말걸!!

직장생활을 하면서 당연히 직장 사람들과 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사람을 만나는데 시간과 돈을 썼다. 술자리도 억지로 가고 안좋아 하는 사람과 시간을 보내는 것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도움이 되는 사람인지, 도움이 안되는 사람인지 몰랐다.


어차피 안될 인연이었다. 사람과의 인연은 어느 순간 모래처럼 흩어지고 흔적 없이 사라져 버린다. 내편이라서 그럴줄 몰랐고 내편이 주는 상처여서 더 아팠을 때 그 모든 상처는 사라진게 아니라 세월이라는 기나긴 시간속에 무뎌졌을 뿐이었다.


사람에게 점점 더 민감해졌다. 상대방의 표정을 보고, 혼자 고민하고, 별 관심없이 한 말과 행동에 민감해 하면서 걱정과 근심으로 나의 많은 시간을 보냈다. 조직과 업무, 상대방을 위한다는 이유로 똑 부러지는 말과 행동으로 다른 사람의 마음을 본의 아니게 다치게 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적도 생겼다. 때로는 평판으로 다시 나에게로 돌아오기도 했다.


왜 내가 그 세월들을 그 사람들과 술을 마시면서 시간과 정성을 다 들였을까? 조직에 속했을 때 인간관계와 조직을 떠났을 때 인간관계는 완전히 다른것이였다. 그런데 나는 사람과의 관계에만 너무 매몰되어 애썼고, 애쓰고 있는 내가 아쉬웠다. 그들은 그저 나와 같은 버스를 타고 멀고 긴  여행길을 함께하는 여행객으로 누군가는 도중에 내리고, 누군가는 나와 같이 내리고, 누군가는 나보다 멀리 가는 사람일 뿐이었다.


아프고 애썼기에 그래도 오늘의 내가 있는 것이겠지. '과거의 나'에게 박수를 보낸다.


현재의 나
미완성의 40!!

40대 중반이 되면서 힘이 들어간 삶에서 조금의 여유가 생겼고, 틈이 생겼다. 이제는 ‘일’ 관련된 사람과 콘텐츠 품질 중심에서 가족과 내가 보인다. 그래도 불안하다. 40대는 원래, 가장 무거운 인생 숙제를 안고 살아간다고 했던가!! 아직 ‘정점을 찍지 못한 커리어, 여전히 혼자라는 현실, 일을 하지 않을 때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경제적인 부분, 누구나 받아들여야 하는 나이 듦’ 이 모든 것들은 우울과 불안으로 찾아온다.

지금 나의 머리속을 떠도는 생각(@비긴어게인)



미래의 나
과거는 너무 짧고, 세월이 아직 길다
다시 새롭게!!


40대 끝!! 뭐가 늦어!! 아무것도 늦지 않았다.  

[마흔수업]이라는 책에서 작가는 인생 40대를 멋지게 표현했다. 마흔은 완성되는 나이가 아니다. 뭐든지 되다 마는 나이다. 결과가 아닌 과정을 살아가는 나이가 바로 마흔이다. 40대는 퍼스트라이프의 마무리이자, 세컨드라이프를 준비하는 인생의 변곡점’이라고 했다.


40대 끝!! 세컨드 라이프의 출발선을 지났다. 나의 세건드 라이프를 진지하게 생각하면서 '미래의 나'에 대한 그림을 그려본다. 은퇴는 언제?  할거니? 뭐 먹고 살거니!! 혼자인데 괜찮은지!!


'미래의 나'에 대한 계획(@비긴어게인)


다행히 현재 하는 일은 55세까지 가능하다. 은퇴 목표는 55세로 결정했다. 은퇴 후 지금 나의 위로이자 즐거움인 '글쓰기'로 작가도 꿈을 실현하고, 봉사활동을 하고 싶다. 혼자이기 때문에, 멘탈케어를 지금부터 준비해야겠다. 건강/운동은 말해 뭐해 반드시!! 해야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뭐니 해도 머니(Money)이다. 은퇴 전까지 반드시 Cashflow 준비를 완료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필요한 건 나의 루틴을 바꾸는 것이다. 지금이 나의 인생의 변곡점이 되게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들!!


'일'과 이별하기 '퓨처 네비게이션'을 켰다.

이제, 나의 멋진 세컨드 라이프를 위해 조금씩 한발한발 앞으로 나아가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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