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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비긴어게인 Feb 24. 2024

이별 하나 추가 '묵은 감정'을 버리기로 했습니다

나는 아직도 '타인의 말'에 흔들리는걸까? 

어제, 지인이 "OOO 알지?"라고 물었다. 몇년전에 '일'을 같이 했던 동료이다. 지인은 그 동료가 나에 대해 일도 잘하고, 존경스럽다고 얘기했다고 전했다. 지인은 마치 본인이 좋은 평가를 받는것처럼 좋아하며 전달해주었고, 나도 기분이 좋았다. 그 동료와는 불편한 기억이 없다. 늘 밝았고, 타인에 대한 불만보다 칭찬이 많았던 사람이다. 그렇지만, 이런 생각이 들었다. '아직도, 타인의 말, 타인의 시선에 연연해하는 걸까? 좋은 말 해주면 기분이 좋고, 싫은 얘기 하면 불편한 걸까? 아직도, 타인의 시선이 나에게 중요하고 의미가 있는 것일까'라고. 





나는 직장 동료들에게 '착하게 진심'이었다. 

잘해주면 ''를 좋아해주고, 친해지면 '내 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를 '좋아'할 거라고 착각했다. 나는 '인정욕구'가 높은 편이다. 타인에게 좋은 평가를 받고 싶어서 '나' 보다는 '타인'에게 어떻게 보여야 할지를 먼저 고민하고, 행동했다. 화를 내지 않고, 애써 웃으면서 부드러운척 했고, 어렵고 힘들다는 표현을 하지 않았다. 어떤 문제에 부딪히면 2가지 유형이 있다. "이거 어려워요!! 안돼요!!"하는 사람과 "한번 고민해 보겠습니다"라는 사람. 나는 후자였다. 늘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을 제안하려고 노력했다. 그렇게 잘보이려 정말 애썼다. 나중에 알았다. 그렇게 해도, 모든 사람이 '나'를 좋아할 수 없고, 내 앞에서 하는 말과 행동이 '진심'이 아니라는것을!!


친해지면 모두가 '내편'일거라고 착각했다. 자주 만나고 술을 마시고, 일과 개인에 대한 문제를 서로 공유하고, 조언하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친한사이'라고 단정했고, '내편'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오해를 받는 상황일 때, 내가 조직에서 힘들어졌을 때 남들이 뭐라해도, 나와 친한 사람들, 내편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아니야. 그 사람은 그럴 사람이 아니야!!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겠지!!"라고 나를 믿어줄거라 생각했다. 그런 사람은 글쎄?이다.


좀 더 일찍 알았더라면!!  '사람관계'에 연연해 하지 않아도 될것을!!

나에게 좋은 일이 있을 때 나 자신만큼 같이 기뻐하고, 힘들 때 같이 힘들어해 주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누군가가, 내가 의도하지 않은 문제로 나를 오해하거나 비난할 때, 그게 아니라고 내편에 서서 얘기해주는 사람, 적어도 그들과 같이 나를 험담하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결론은 많지 않다. 


살면서 누구나 부딪히는 문제인데, 내편이라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누구에 대해서도!!"


유시민 작가의 [비판과 오해를 받는 방신이 반드시 들어야 할 대답]이라는 말!! 

"가까운 사람, 내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나를 좀 서운하게 하면 토라지게 된다. 상처를 받는 것은 가깝기 때문에 그렇다. 활을 쏘아야 하는데 멀면 안닿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처는 가까운 사람에게 받는 것이다. 이 문제에 관해서는 살면서 누구나 부딪히는 문제인데, 내편이라고 생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누구에 대해서도!!" 이 말은, 내가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데 큰 힘이 되었다. '나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세상의 진리'임을!!





오랜 세월의 끝엔 '아픔, 상처'가 남았고 희미해져 가고 있다. 

그렇지만, 가끔씩 '오래된 불편한 감정'이 바래지 않고 불쑥 올라올 때 당황스럽다.


언짢은 마음을 꽁하게 갖고 있는 마음!! 어떻게 살고 있는지 관심 없지만 '미운마음'은 있다

직장 생활중에 스쳐 지나간 사람이 정말 많다. 업무로 부딪히면서 배우고 싶은 사람, 상대하고 싶지 않은 사람 여러 사람이 있었다. 나와 결(?)이 맞지 않아서 업무적으로 건조하게 지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다. 다만, 그중에 나와 결(?)이  맞아서 '친하다'고 생각했던 사람과 진실이던, 오해이던 '불편함'이 되었다. 지인들 사이에서 그 불편했던 사람들이 언급되거나, 그 사람들과의 어떤 상황이 불쑥 떠오를때면 언짢은 마음이 꽁하게 남아있는 것 같다. 


나는 고백한다. 불편한 감정과 생각을 깔끔하게 '버리지 못했다'. 

나는 저 밑바닥 '네모난 상자'에 넣어두고 올라오지 못하게 꾹꾹 누르는 '병입자'일수도.


[감정이라는 무기]라는 책에서 모든 인간이 살아남는 데 도움이 되는 감정을 일곱개로 분류했다. 기쁨, 분노, 슬픔, 공포, 놀라움, 경멸 그리고 혐오이다. 이 가운데 5개 감정(분노, 슬픔, 공포, 경멸, 혐오)는 감정 스펙트럼에서 ‘불편한 쪽’에 놓여 있다. 대부분은 자기의 부정적인 감정들을 피할 수 있고 감출 수 있다고 헛되이 기대하고, 믿으면서 미리 정해진 행동을 한다고 한다. 그런 감정들과 될 수 있으면 마주하지 않기 위해서이다. 


이러한 불편한 감정들과 생각들을 병 안으로 집어넣는 사람을 '병입자(Bottler)'라고 한다. 감정들을 옆으로 밀쳐두고서 하던 일을 계속하려고 시도함으로써 감정의 덫에 걸린 상태에서 벗어나고자 한다. 이들은 원하지 않는 감정들을 밀어내버린다. 문제는 병입자는 감정의 통제력을 가지지 못하게 되고, 억눌린 감정들이 필연적으로 전혀 의도하지 않은 방식으로 표현화된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감정 누출(emotional leakage’)이라고 부른다


예로, 직장에서 승진할 것이라고 잔뜩 기대를 했는데, 승진하지 못했고. 본인이 전혀 생각지 못한 사람이 승진했다. 이런 일이 있고 며칠 뒤에 영화 <아카겟돈Armageddon>을 열 번째로 보다가 마치 어린아이처럼 큰 소리로 엉엉 소리내어 우는 경우라고 한다.





부정적인 감정들이 내 삶 속에서 파고드는 것을 없애고 싶다.

'일'과의 이별에 또 하나, '묵음 마음, 묵은 감정'과 '이별'하기로 했다.


나의 문제, 또 누군가의 문제가 아니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애써 눌러져 있던 '부정적 감정'들마저도 떠나보내자. 싫었던것도, 아팠던것도 내 삶이었다. 괜찮은거라고, 잊었다고 생각했는데, 음악을 듣다가, 산책을 하다가, 여행을 하다가 갑자기 '목놓아 엉엉 울어버릴때'가 있다. 그냥 억울하고 속상해서. 이제 그 '묵은 마음, 묵은 감정'과 이별해보자. 중요한건 오늘 그리고 내일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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