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티기 한판!! 지금 안되는 것은 흘러보내는 시간일 뿐이다
32살에 대우그룹의 임원이 되었고, IMF로 대우그룹이 무너지면서 경영의 책임을 지고 사표를 쓰고 나온 사람이 있다. 그때 나이 마흔다섯이고 취업도 안되었고 백수가 되었던 셀트리온 대표 서정진 회장의 말이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을 때 그는 '핑계 없는 삶, 버티는 삶'을 살았다.
내 삶의 키워드는 '버티기'이다. 나는 '흙수저'였고 '딱 이거네'라고 할 정도의 어떤 재능도 없었다. 다만, 내게 주어진 환경에 묻히고 싶지 않았다. 오늘 하루 최선을 다했고, 버텼다. 때로는 다 버리고 '자연인'이 되어볼까?라는 고민도 했었다. 마음에 스크래치가 나면 어떤 생각인들 못할까. 다행인 건 잘 버텼다. 그리고 지금 40대 끝자락에서도 난 여전히 잘 버티고 있다.
인생은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다. 알면서도, 내 존재가 작아지고, 마음이 지칠때면 붙잡고 있던 감정은 어둠속으로 도망친다. '어쩌냐!!" 라고 했던 남들의 얘기가 나의 얘기가 되는 순간이 오고, 더럽고 치사해..관둘까?"라고 혼잣말을 하곤 했다. 지나고 보니 감사한 '내 편'이 있었다. '견뎌야 한다고, 버텨야 한다고'
개그우먼 박미선은 메인MC로 잘나가는 사람이다. 메인MC로 가기 위한 '시발점'이 되는 사건이 있었다고 한다. 프로그램 PD가 박미선에게 보조MC 제안을 했다. 그 PD는 "한달을 보고 성과가 좋으면 고정패널로 쓰고 아니면 안한다"라고 얘기했다고 한다. 박미선은 "니들이 뭔데 나를 평가해" 속으로 자존심이 상했지만 "녹화는 하고 그만둬야지" 하고 다 쏟아 부었는데 이게 대박이 났다고 한다.
PD로부터 고정을 하자는 연락을 받고 박미선은 "살짝 고민했어. 할지 말지를! 아이 됐어. 더럽고 치사해! 그랬어야 했는데 그러지 말자 싶더라고. 자리가 뭐가 중요할까" 그래서 했는데, MC로서 자리를 잡고 또 다른 프로그램도 들어가고 MC로서 전성기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한다. 만약에 포기하고 때려쳤으면 어떻게 되었을까?
나의 삶은 '눈치껏(?) 아닌 버티기'이다. 그저 끊임없이 뭔가 꾸준히 했을 때 '기회'가 주어진 것 같다. 세상이 왜 나를 알아주지 않을까? 여러번 문을 걷어차봐야 돌아오는 건 없다. 그냥 버티는 것이다.
학생시절에 고깃집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규모가 컸었고 종업원도 많았다. 근무는 9시부터 오후 10시 30분. 식사시간 서빙을 한바탕 치르고 나면 종업원/알바생 모두 녹초가 된다. 누군가는 눈치껏 쉬고 눈치껏 움직였다. 나는 눈치껏(?)을 좋아하지 않았다. 남들은 뭘하든, 나는 내 할 일이 있는지 확인했고, 꾸준히 뭔가를 했다. 사장님이 어느 날 나를 불렀다. "등록금을 지원해줄테니 계속 일해줬으면 좋겠다고. 남들은 꾀를 부리는데 혼자서 계속 뭔가를 하고 참 성실하다고"..
IMF로 취업이 조금 늦어져서 문서 작성 아르바이트를 할 때, 기한을 맞추기 위해 새벽까지 해야만 했다. 6개월여 했을까 대표님으로부터 '직원 입사'를 제안받았다. 단 한번도 '못해요'라는 얘기도, '불평'도 없었고 '책임감과 성실함'이 좋았다고 했다.
직장인이 되어서, 클라이언트사에 일하면서 스카우트 제안을 여러번 받았다. 늘 새로운 일, 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업무와 책임감이 있었다. '꾀'를 부리지 않고 '꾸준함, 성실함'으로 힘든 시간들을 잘 버텼다. 그리고 그 결과는 내게 '기회'로 다가왔다.
'하기 싫은걸 꾸준히 해보자. 다른 사람이 하기 싫은걸 나는 해보자' 그게 답이다. 버틴다는것은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세상은 공평하다. 누구에게나 안되는 시간, 되는 시간이 있다. 지금 버틴다는것은 지금 안되는것은 흘러보내는 시간일 뿐이다. 그저 잘 흘러보내면 된다.
힘든 순간 무엇을 해야 하는지 누군가 물어본다면 나는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끝나지 않을 한판이라도 버티기 한판 해보는 거야!!"라고 얘기하고 싶다.
나는 오늘도 하기 싫은걸 하고 있다. 1월부터 시작한 1일1식을 유지하고 있고, 새벽5시 기상으로 하루의 루틴을 놓치지 않으려 애를 쓰고, 냉정한 조직에서 '기회'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