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일상으로 ‘지속’되는, 습관적 엔터테인먼트란?
치유받고 싶은 당신을 치유하기 위한 게임!
99% 남자 캐릭터만 등장하는 게임.
소년과 청년, 훈남과 차도남, 냉정남과 열혈남.
그 모든 소년을 만날 수 있는 마법의 화원의 정원사가 되어주세요!
- 모바일 게임 <재배소년> 소개글 中
올해로 11주년을 맞은 모바일 게임 <재배소년>.
이 게임을 2020년 초부터 시작한 5년 차 플레이어의 입장에서 보면 참 잘 만든 게임이다. 장르를 넘어 크리에이터로서 배울 점이 여럿 있다.
나의 경우엔 총 1709개 맨드레이크 (2025년 10월 16일 기준) 중 1600개 맨드레이크를 모았으니 <재배소년> 중 대부분의 콘텐츠를 직접 살펴본 셈인데,
어릴 땐 미연시, 육성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기긴 했으나 딱히 지금도 몇 년씩이나 습관적으로 하는 모바일 게임은 <재배소년> 말고는 없다.
과연 어떤 요인 때문에 5년 넘게 한 걸까?
이번 회차에선 플레이어 지속성, 즉 유입된 독자를 유지하는 요령에 대해 살펴보려 한다.
<재배소년>은 화분에 씨앗을 심어 맨드레이크라고 불리는 캐릭터를 재배, 수집, 탐험을 통해 스토리를 진행시켜 일러스트를 획득하는 게 목표인 육성 게임이다.
‘본격! 미소년 수집 게임~’, ‘미소년 맨드레이크를 재배하는 마법 화원의 정원사가 되어주세요!’라는 대표 문구들만 봐도 이 게임의 정체성을 짐작할 수 있다.
각 이야기마다 꽃말이 있는 식물인 3명의 맨드레이크가 한 세트, 세트당 같은 캐릭터가 3단 변화하며, 이벤트 믹스 캐릭터 포함이란 걸 감안해도 수백 개 이상의 캐릭터들이 있다.
아무리 당신의 취향이 마이너 하더라도 분명 이 캐릭터들 중에서 취향에 들어맞는 게 하나쯤은 있을 것이고, 인물 머릿수만큼이나 <재배소년> 안에는 수많은 서사가 있으니 재미 볼 구석은 많다.
다만 사람은 다양하다. 각각 욕망하는 거나 재미를 느끼는 지점도 다르며,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 필요한 재미의 종류, 요구되는 재미의 양도 모두가 같지 않다. 그럴진대 같은 게임에 플레이어를 계속 붙들어 놓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아주 당연하지만 재밌는 얘기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업데이트로 새 재미를 지속적으로 수혈해야 한다.
이때 <재배소년>은 수집형 게임의 장점을 살렸다. 우리 일상에 부담을 주지 않는다.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오락거리로서 곁에 있다. 반려 동식물을 돌보는 것과 비슷하다.
맨드레이크 소년이 자라날 씨앗을 화분에 심은 뒤, 수확할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이게 <재배소년>의 쿨타임이다. 여느 크리에이터들의 연재물 다음 화를 기다리듯 플레이어는 다시 게임을 끄고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쯤에서 점심시간에 직장인이 잔뜩 몰리는 회사 단지 주변 식당이나, 혹은 당신이 일주일에 몇 번쯤 가는 단골 가게, 아니면 자주 만들어 먹는 메뉴라도 생각해 보자.
매일 먹는 밥은 사실 그리 특별하지 않다. 다소 간이 심심하거나, 대단히 맛있지도 않게 느껴지는 맛인데 이 정도가 딱 좋다.
일상이 되기에는 말이다.
크리에이터로 ‘오래’ 살아남는 요령?
일상과 병행 가능한 재미!
습관적으로 지속되는 재미!
역치 이상의 재미를 제공하면 된다. 최소한도의 퀄리티 유지에 더불어 보는 이가 끔찍하게 느낄 만한 지뢰 포인트를 제거한 뒤 하한선, 즉 하차하지 않을 정도의 재미를 유지하면 된다.
단타로 재미를 주는 요령에 이어 유입된 독자를 유지하는 장타용 요령이니,
한 번쯤 깊게 생각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