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비주얼 노벨 <Fate>, 작품의 운명 조명하기

1인칭/3인칭/전지적 시점으로 작품 서사, 사건을 조명하기 + 서술 트릭

by 가넷베리


지난 시간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Marvel Cinematic Universe, MCU)를 살펴보며 같은 세계관의 연작 작품을 배웠다.


세계관은 무대다. 크리에이터라면 당연히 좋은 무대를 준비해야겠지만, 보는 사람 입장에서 무대란 우선순위 중 그리 높은 부분은 아니다. 연극을 볼 때 무대 장비를 최우선으로 보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그럼에도 세계관은 작품을 안정적으로 얹기 위해선 필수불가결한 요소이며, 서사를 진행하기 위해 기획 단계에서 크리에이터의 계산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번 회차에서는 마찬가지로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매력적인 세계관인 타입문Type-Moon 세계관을 살펴보려 한다.

이 타입문 세계관 중에서도 대표되는 게 Fate 시리즈이며, 이 중에서 비주얼 노벨 <Fate/stay night>와 프리퀄 <Fate/Zero>가 유명하다.


지난 회차를 마무리하며 전지적 작가 시점이 아닌 1인칭 주인공 시점에서 다룰 수 있는 사건은 한정되어 있다고 했는데,

이번 회차에 소개할 비주얼 노벨 Fate 시리즈가 바로 이 시점을 이용한 서술 트릭이 있는 작품이며, 서사의 진행 방식과 조명 요령을 배울 수 있다.


먼저 소설의 ‘시점’부터 살펴보자.


시점?


전지적 작가 / 1인칭 주인공 / 3인칭 관찰자 등


1) 전지적 작가 (Omniscient narrator) 시점

작품 밖 작가가 전지전능한 신의 위치에서 작품을 서술하는 것이다.

3인칭 서술, 작중 인물들 내면 심리 묘사가 가능하다.


2) 1인칭 주인공 (Participant first-person) 시점

작중 이야기의 주인공이 서술하는 것이다.

‘나’, 주인공의 입장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독자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하며, 다른 것보다도 이 부분이 가장 강력한 장점이다.

#공감, #감정이입, #대리만족


3) 3인칭 관찰자 (Observant third-person) 시점

작품 밖 서술자가 관찰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서술하는 것이다.

작가 관찰자, 혹은 무비 카메라 시점이라고도 부르며 주관을 배제한 관찰자의 시점, 겉으로 보이는 부분만을 서술해 이야기를 끌고 가는 거라 난이도가 높은 편이며, 정보가 객관적으로 제시되는 만큼 독자가 상상력을 최대로 발휘 가능하다.


이렇게 다양한 시점을 쓰지만 요지는 이거다.


“누가 작품의 서사를 보여주고, 이끌어가게 할 것인가?”


텍스트 매체는 1인칭+3인칭 시점을 혼용하는 게 보편적이나, 비주얼 노벨의 경우엔 1인칭 시점을 쓰는 게 강점인 몰입감을 활용할 수 있어 좋은 전략이다.


다만 전지적 시점이 아닌 1인칭/3인칭 시점을 쓸 경우 조명할 수 있는 사건에 한계가 있다.

사람의 몸은 하나이기 때문이다. 물론 휴대폰, CCTV 등 기계 장치의 도움을 받아 인식의 범위를 조금 더 확장할 수도 있지만 한 타임라인에 진행 가능한 사건은 제한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라 특정 인물을 거쳐 사건을 조명하기 때문에 특정 인물 오감의 한계와 사고방식 기타 등등이 반영될 수밖에 없다.


https://namu.wiki/w/%EC%84%9C%EC%88%A0%20%ED%8A%B8%EB%A6%AD#s-2.2

(이 링크 중 ‘2.2. 1인칭 시점으로 제한하기’가 더 읽어 볼 만하다.)


Fate 시리즈는 비주얼 노벨이니만큼 장르 매체적 특징인 서술 트릭을 잘 살린 작품이다.



서술 트릭?


서술 트릭이란, 의도적으로 편향된 서술을 통해 독자에게 고의적으로 정보를 오인하도록 만드는 수법이다. 작품 안이 아닌 밖에서 작가가 독자를 속이는 것이다.


Fate의 프롤로그에서 세계관을 엿볼 수 있는데, 이때 성배전쟁 등등 타입문 세계관의 설정들을 ‘토오사카 린’이라는 캐릭터의 시점에서 서술했다.


여기서 서술되는 게 절대적인 설정값이 아닌, 작중 캐릭터가 인식하고 생각한 설정값이란 걸 알고 보면 어떤 점이 서사적 반전 요소일지 짐작하는 재미를 얻을 수 있다.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은 재미있는 작품을 구상하고, 오늘 살펴본 ‘시점’을 비롯한 다양한 방식을 활용해 보는 이들에게 선보인다. 이때 ‘어떻게’ 보여주면 가장 극적이고 재미있을지를 끊임없이 고민하는 건 크리에이터로서의 의무이자 권리다.


작품의 운명을 결정짓는 건 크리에이터인 우리의 손에 달렸다.

잘 생각하고 서사와 사건을 조명해 보자.

keyword
이전 10화9. 영화 <어벤져스>, 작품s, 같은 세계관에 집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