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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주 Feb 14. 2024

3화. 책이 없는 출판사

어느 작가의 1인출판 도전기

출판사 등록 및 사업자 등록, 그 외 부수적인 일들을 처리하자 뒤늦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 그럼 이제부터는 뭘 하지?'


어쨌거나 내 이름을 건 사업자를 내고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지만... 정말 그랬다.


문제는 명확했다. 가게를 열었는데, 물건이 없다는 것.

즉, 출판사를 열었는데 책이 없다는 것이었다. 세상에....!


물론 전업작가로 일하면서 그간 출간하지 못하고 모아 둔 원고들은 있었다.

그러나 이것을 책의 형태로 만드는 것은 또 다른 문제 아닌가? 

이전에 출판사에서 계약한 출간 책들은 모두 '종이책'이었다는 사실도 상기됐다.


현실적인 문제부터 생각해 봤다. 지금 내게는 종이책을 인쇄하고 유통할 비용이 0원에 가깝다. 어쩌자고 무작정 출판사부터 낸 것일까. 무모하게 쇼핑몰 사업을 시작했다가 결국은 재고 정리에 매달리던 과거가 다시 한번 떠올랐다.


어쨌거나 투자비용은 최소화해야 한다. (그럴 비용도 없지만)
그러니, 내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모두 '가내수공업'으로 처리하자. (이글이글)



우선 밑줄서가의 첫 책은 전자책으로 출간하기로 정했다. 내가 생각한 전자책 출간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초기자본금이 0원이다. PC와 무료 편집 프로그램(시길)을 이용하면 충분히 만들 수 있다.

2) 판매, 공급이 비교적 쉬운 편이다. 알라딘, 교보문고, yes24 등 온라인 서점에 모두 공급 가능하다.

3) 재고에 대한 고민이 없다. 


이렇게 정리해 보니 지금 당장 책을 내고 싶은 내게 전자책은 더욱 최선의 경로로 보였다. 결심한 순간부터 당장 epub 제작을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시길을 PC에 설치하고, 이전에 모 소설 플랫폼에 게재하여 추천받았던 엽편 소설 <모퉁이 빵집>으로 첫 책을 만들기로 결심했다. 


<모퉁이 빵집>은 아주 짧은 분량의 소설 1편이다. 그 원고로 종이책도 아닌 전자책을 제작한다는 게 모험일 수 있지만, 제작부터 판매까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테스트해보고 싶어 그렇게 정했다. 설사 아무도 사주지 않는다 해도(그럴 일은 없기를 바랍니다 ㅠ) 첫 책을 만들어 본 경험으로 다음의 장편 책을 만들 수 있을 것이었다. 무엇보다 책이 없는 출판사에 생기를 불어 일으켜 줄 명목정도는 되리라 생각했다. 


출판사 등록 전 출판사명을 먼저 지었듯이 전자책의 얼굴이 될 표지를 먼저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과거의 경험으로 포토샵 프로그램을 다룰 줄은 알지만, 다른 전자책 선배님들의 추천에 따라 이번에는 '캔바'라는 사이트를 통해 표지 디자인을 해보았다. 사용할 수 있는 소스도 다양했고, 처음 회원 가입하면 1달을 무료로 유료 콘텐츠 이용이 가능해서 좋았다. 사용도 직관적이어서 금방 적응할 수 있었다. 추후 캔바 외에 미리캔버스라는 사이트도 알게 됐는데, 두 사이트 모두 전자책 표지 템플릿이 있어서 배포한 디자인들을 변형하여 사용할 수 있었다. 그렇게 내가 디자인한 단편소설 <모퉁이 빵집>의 표지는 이런 모습으로 완성됐다.


밑줄서가의 첫 전자책 <모퉁이 빵집>


캔바를 이용하긴 했지만, 배포된 템플릿 디자인 중 내가 구상한 것과 대입되는 느낌이 없어 결국 직접 디자인을 해서 완성해야 했다. 시간이 좀 더 걸리긴 했지만, 완성된 디자인을 보자 책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 더욱 실감됐다.


이렇게 표지 디자인을 한 후, 이 표지를 이용해 종이책 형태로 미리 샘플을 만들어 볼 수 있는 목업 제작도 해보았다. 목업 작업한 결과물은 홍보를 위해 다양한 곳에 활용할 수 있었다.

diybookcovers.com에서 만든 목업디자인


이렇게 첫 책에 대한 이미지 작업은 마무리됐다.

그래도 표지가 나와있으니 책을 하나라도 획득(?)한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아직 수많은 난관이 남아있었다.



1인출판 도전기 [밑줄서가]의 첫 책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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