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영주 Apr 15. 2024

10화. 지속해서 책을 구울 결심

밑줄서가를 창업한 지 3개월 차가 되었다.


그간 2종의 전자책을 출간했고, 1번의 북토크를 했으며, 브런치, 밀리로드 등의 플랫폼을 통해 다음 책을 위한 원고를 연재 중이다. 또한 유튜브를 통해 꾸준히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고 있다.


이 모든 일을 혼자 처리해야 하는 1인체제이다 보니 일주일을 통째로 써도 모자랄 만큼 일이 많았다.

어쨌거나 내가 선택한 일이니 괴롭지 않았다. 오히려 신이 났던 것도 같다. 


물론 전자책 제작을 하면서, 난데없는 프로그램 오류를 만나기도 하고, 그 오류의 의미를 찾지 못해 답답할 때도 있었고, 나도 모르게 오류가 난 파일을 업로드하는 불상사를 저지르기도 했지만 다시 수정해 나가면서 길을 찾아가기도 했다.


처음 했던 북토크에서는 실물 종이책이 없는 출판사에 의문을 제시하는 독자님도 있었고, 아직 스스로도 전자책 출간에 관해 확신 없던 때였기에 진땀을 흘리며 변명하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했다. (지금은 확고해졌다. 밑줄서가는 계속해서 이북을 주력으로 할 것이다. 종이책은 주문량만큼만 인쇄하는 POD 시스템을 사용할 계획이다.)



처음에는 한 두 개 올라오는 책에 대한 후기를 보며 좋은 리뷰가 있으면 하늘까지 날아오를 듯하다가도, 조금 부정적인 리뷰가 있으면 땅이 꺼질 듯이 푹 가라앉기도 했다. 그러다 어느 순간 조금씩 리뷰가 쌓이는 것을 보며 그런 부분에서도 조금은 자유로워졌다. 


이 역시 사업이다 보니 책 출간이라는 자아실현에만 의미를 둘 수는 없었다.

수익이 필요했기에 마케팅에도 나름 애를 썼고, 의외로 책 판매 수익보다 밀리의 서재 대여 수익이 늘어 내가 생각한 것보다는 의미 있는 수익을 얻기도 했다.


그렇다고 안정기로 접어든 것은 아니다. 아직까지 밑줄서가의 정체성을 명확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늘 마음 한편에 찝찝하게 자리 잡고 있다. 


애초에 1인출판사를 차린 솔직한 이유를 밝히자면, (1화에서 밝히긴 하였다) 서랍에 잠들어 있던 원고들, 출간했지만 더는 재출간하지 못한 내 원고들을 되살리고 작가로서의 정체성을 지속하기 위함이었다. 


이제는 조금 달라졌다. 단순히 내가 쓴 글을 내보내는 것만이 아니라 좀 더 많은 독자들에게 다가가고 싶어졌다. 내가 진정 원했던 것은 나를 드러내는 것만이 아닌 내 책으로 이뤄지는 '소통'이었던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꽤 오랫동안 외로운 작가였다. 이제 밖으로 나갈 준비를 마쳤으니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그러고 싶다. 내 글과 책으로 더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또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싶다. 그렇게 해야만 새로운 것을 쓸 수도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밑줄서가를 창업 후 보낸 3개월은 내게 짧다면 짧지만, 앞으로의 긴 여정을 위해 충분히 실험하고 내가 원하는 것들을 되돌아볼 수 있던 시간이었다. 그 과정에 시발점이 된 밑줄서가를 앞으로도 지속하기 위해 내가 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아마도 '지속해서 책 굽기'일 것이다. 그저 물리적인 책 만들기가 아닌, 매일 새벽 문을 여는 작은 빵집 사장님처럼 꾸준하고 성실하게 책을 쓰고, 만들고 싶다.


성실하단 말이 어딘가 진부하게 들리는 시대이지만, 나는 성실함의 가치를 여전히 믿는다. 그리고 그 진부함이 때로는 새로움이 될 수 있다는 것도 믿는다. 오늘도 노트북을 열고 밑줄서가의 셔터를 올리면서, 이런 글을 써보는 이유도 스스로 성실함을 다짐하는 의미에서다. 



안녕하세요. 밑줄서가를 운영 중인 작가 김영주입니다.

밑줄서가 운영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밑줄서가 매거진 시즌1은 여기에서 종료합니다.

시간을 더 쌓은 후에 새로운 밑줄서가의 운영기, 시즌2로 다시 돌아오도록 하겠습니다.

그간 연재를 통해 선보인 '밑줄서가' 창업기를 읽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_^

이전 09화 9화. 전자책 굽는 출판사, 밑줄서가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