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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영주 Mar 07. 2024

7화. 1인출판사의 첫 달 정산

기어코 3월이 왔다.

드디어, 첫 정산의 날이 다가온 것이다.


노션을 열어 2월 동안 내가 한 일들을 회고해 보았다. 2월 달력에는 그간 업로드한 콘텐츠들의 목록이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숫자와 영 거리가 먼 인생을 살아왔지만, 어떤 일의 성과를 확인하는 데 숫자만 한 것이 또 없다. AI시대에 디지털 스케줄러를 쓰면서도 아날로그 식으로 곰곰이 세어 본 결과 내가 2월 1달 동안 올린 콘텐츠의 수는 다음과 같았다.


- 유튜브 영상 13편

- 블로그 포스팅 25편

- 브런치 연재글(밑줄서가/혼자 카페에 가는 취미) 9편


짧은 2월이긴 했지만, 독감을 앓은 2~3일을 제외하면 거의 매일 콘텐츠를 업로드했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야말로 시작의 불꽃으로 타오르다시피 한 한 달이었다. 간혹 아직 새 작품 원고를 시작도 못하고 있는데 과연 괜찮을까,라는 의문이 들긴 했지만. 서랍 속 깊이 묻어둔 원고들을 하나하나 다시 꺼내 보고 내 손으로 만들어가는 기쁨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어쨌거나 마감이 있는 것도 아니고, '쫓기듯 원고 쓰는 것 이제 안 해도 된다!'는 것을 인식하자 묘하게 마음이 편안해지며, 오히려 더 글을 쓰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물론 콘텐츠들을 매일 올리다시피 했다고 밑줄서가에 크나큰 발전이 갑자기 찾아온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나름 의미 있는 성과도 있었다.


우선, 첫 출간한 전자책을 온라인 서점 3곳에서 모두 판매하는 데 성공했다.
보너스로 각 온라인 서점 별 독자들의 리뷰를 받기도 했다. 물론 올라온 리뷰 9편 중 3명은 나의 지인임을 숨기지 않겠다. 써주신 리뷰들은 내 소설보다 더 자주 반복해서 읽었다. 너무 좋아서. 그간 받은 어떤 리뷰보다 반가운 리뷰들이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ㅜㅠ)
월 초가 되면, 각 온라인 서점마다 정산에 대한 메일을 보내오는데, 다행히 정산할 금액도 있었다! 사실 광고라고는 내 유튜브, 블로그, 브런치를 통한 호소가 전부였기 때문에 거의 책이 팔리지 않을까 노심초사했었다.

미미한 성과이지만 수익이 생겼다는 게 어딘가. 나는 기쁜 마음으로 홈택스에 접속했고, 계산서 발행을 위해 '사업자용 범용 공인 인증서'라는 것을 따로 발급해야 한다는 사실도 숙지하게 됐다. 하기 전에는 막연하게 공포의 대상이었던 '세금계산서' 처리도 생각보다 어렵지 않게 해낼 수 있었다.


최고그림책방에서 만드신 포스터


북토크 제안을 받았다.

출판사 카페에 <모퉁이 빵집> 전자책 소개글을 올렸다가 우연히 인연을 맺게 된 책방 대표님께 북토크 제안을 받게 되었다. 처음에 여러 조언 주신 것도 감사한데, 책방에 판매도 하지 않은 전자책에 대해 북토크 제안까지 주시니 정말 감사한 마음이었다. 북토크는 3월 23일 김포 구례역 <최고그림책방>에서 열릴 예정인데, 여기에다가도 살짝 홍보를 해본다. 뭔가 책임을 진다는 건 용감해지는 일인 것 같기도 하다. 예전 같으면 소심하게 주변에만 알렸을 일들을 동네방네 소문내기 선수가 다 됐다. (실은 아무도 오지 않을까 봐 손톱을 물어뜯고 있는 요즘이다.)
과연 어떤 흑역사를 만들게 될지 우려가 되지만 앞선 여러 실패를 통해 이제 도전을 피하지 않을 담력은 다행히 가지고 있다. 북토크에서는 <모퉁이 빵집>을 쓰게 된 비하인드와 1인출판 도전기, 최근 밀리의 서재에서 출간된 <오늘의 온기를 채우러 갑니다>등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 생각이다.


<밑줄서가> 유튜브 구독자가 150명에 도달했다.

이전에도 나는 유튜브에 도전한 경험이 있었다. 5~6년 전쯤 일인데, 당시에도 일이 없어 고전하던 중에 내가 읽은 책을 소개하는 나름 북튜브를 운영했었고 기력이 달려 몇 달 만에 접었던 전력이 있다.
언제나 도전과 포기를 반복해 온 나였기에 이번에도 큰 기대 없이 시작한 유튜브였는데, '밑줄서가'라는 명확한 주제가 있어서인지 이전보다는 헤매지 않고 즐겁게 운영할 수 있었다. 물론 편집만으로 하루가 다 가버릴 때도 있어서 그럴 땐 내가 출판사 운영자인지 유튜버인지 헛갈릴 때도 있지만 어쨌거나 일면식 없는 누군가의 응원을 받는다는 것은 참 행복한 일이었다.


이번 달은 독립출판 했던 책의 원고를 재 편집해 전자책으로 출간할 목표를 세우고 진행 중이다. 종이책에 대한 로망도 여전하지만, 당장 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우선 차근차근해나가기로 마음을 정리했다. 인쇄소와 제본소에 대해 알아본 과정에 대해서는 이야기가 길어지니 다음 화에서. 어쨌거나 3월은 이미 시작됐으니 다가 봄을 기다려본다.



밑줄서가의 2월 정산 영상은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www.youtube.com/watch?v=_deSiANdWV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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