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수첩산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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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전야

by 김영주 Mar 17. 2025

| 브런치에 연재 중인 수첩 산문을 모아 책을 만들고 있다. 전자책은 지난주에 출간했고, 3월 말쯤 종이책 출간 계획인데 내 마음에 드는 판형을 찾아 샘플을 여러 번 출력해 손보고 있다. 이전 책 <아침의 토스트>보다 작은 판형에 미니백 속에도 들어가는 가벼운 책으로 만들어 보려고 한다. 손목이 부실해지면서 작은 책이 좋아졌다. 보는 사람들도 가벼웠으면 좋겠다.


| <아침의 토스트>의 첫 표지는 식빵 위에 오이가 올려진 오이토스트 그림이었는데, 그 그림에 난색을 표하는 독자분이 여럿 있었다. 책 후기를 보자마자 다시 따뜻한 식빵과 버터 이미지로 교체해 표지를 재 디자인했다. 다행히 이북만 출간한 상태여서 가능한 일이었다. 바뀐 표지는 대단히 세련되지는 않아도 나름 오이의 차가움을 덜어냈고, 책 내용처럼 따뜻한 느낌의 종이책을 완성하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나는 여전히 오이토스트를 좋아하지만, 후기를 남겨주신 독자님의 말씀을 지나치지 않았던 것에 후회는 없다. 그저 감사할 뿐이다.


| 내지를 디자인 하면서 수많은 오타와 어딘가 이상한 문장들을 여럿 발견했다. 쓸 때는 안 보이던 것들이 읽으면 보이고, 출력해서 보면 또 다르게 보인다. 며칠 지나서 보면 다시 못 찾은 것을 발견하게 된다. 숨은 그림 찾기처럼 계속해서 나타나는 오타들. 인쇄 맡기기가 점점 두려워진다.


| 이번 책 제목을 매거진 명 그대로 <수첩산문>으로 정하려다 수록 글의 제목인 <커피 앞에서 쓰기>로 변경했다. 대신, 부제를 '수첩산문집'으로 달았다. '수첩산문'이란 말은 그냥 내가 조합한(?) 말인데, 수첩에 끄적인 메모 같은 사소한 글을 모은 것을 의미한다. 비슷한 말로는 '경수필(輕隨筆)'정도가 있을 것이다. 


| 살면서 여러 개의 별명을 가져보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좋았던 것은 작은 수첩을 모으거나 가지고 다니는 것을 좋아하는 나를 보고 오랜 친구가 지어준 '수첩이'라는 별명이었다. 아직도 가끔 친구가 '수첩이'라고 지칭할 때면, 늘 가지고 다니는 가방 속에 수첩이 여전히 들어있는 것에 안도하고는 한다. 사람이 변하지 않기는 어렵겠지만, 한결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마음 때문에.


| 어쨌거나 다시 책을 만들고 있다. 소소하게 꾸준히. 그렇게 계속할 수 있는 일이 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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