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 가능한 육아 인프라 구축하기
나는 임신 기간도 정말 꽉 채워서 회사를 다니고 워킹데이로 딱 5일 쉬고 출산과 동시에 출산휴가에 들어갔다. 출산 휴가 90일, 육아휴직 3개월을 쓰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고 정말 그렇게 했다.
내가 대단해서가 아니라 휴직 기간 동안 고민하며 구축한 육아 인프라 덕분이었다.
(1) 어린이집
우리 아기는 생후 4개월부터 가정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했다.
원래는 복직 시기인 5월부터 다니려 했으나 어린이집 입학 시기가 매년 3월 초라 그때부터 다닌 걸로 신청하면 당첨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여 어린이집 적응 기간을 가질 겸 생후 4개월인 3월부터 어린이집에 가기 시작했다.
처음 어린이집을 고르는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 우선 가고 싶은 순서대로 1,2,3 순위 어린이집을 정해야 하고 대기해야 한다. 그런데 우선순위를 정하는 게 초산 맘에겐 쉽지 않다. 특히 조리원 동기도 없고 주변에 육아하는 사람들이 많이 없다면 힘들다. 그래서 아래 사이트에 방문해 집 주변 어린이집 평가와 환경을 미리 확인하고 1,2,3 순위를 정해서 대기했다.
http://www.childcare.go.kr/cpin/main1.jsp
다들 국공립이 좋다는데 운 좋게 동네에 국공립 어린이집과 가정 어린이집 모두 T.O가 나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이렇게 고민이 될 땐 직접 가보는 게 큰 도움이 된다.
나는 두 곳을 모두 가보고 가정 어린이집에 보내기로 마음먹었다. 우선 국공립은 계단이 가파른데 이 계단을 반드시 이용해야 하기에 사고 위험이 높지 않을까 생각했고 무엇보다 6시쯤 상담 갔을 때 남아있던 아이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처음엔 국공립이니 좋지 않을까..
0세부터 7세까지 다닐 수 있으니 좋지 않을까 했지만 집에서도 도보 10분 거리에 지하철과도 멀어서 고민하던 중 가정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다.
가정 어린이집에 방문해보니 아이당 교사 수는 국공립에 비해 적었지만 집에서 도보 3분으로 정말 가까웠고 원장 선생님과 대화가 잘 통했고 무엇보다 6~7시쯤 방문했을 때 남아있던 아이들 표정이나 행동이 자연스러웠다. 가정어린이집은 등록 전 3번 방문했는데 마지막 방문 시엔 점심시간쯤 방문했는데 아이들이 피곤하거나 배고파서 울고 소리 지르는 게 너무나 자연스러웠다.
막연하게 든 생각은 내 감정을 이렇게 표현해도 혼내거나 꾸지람하지 않고 원하는 것을 바로 해결해 주어 아이들이 감정을 표현하는구나 라는 생각이 스쳤고 등록을 결정했다.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이제는 아이의 양육자로써 정말 성심성의껏 아이를 키워주고 계신다. 아침 8시부터 오후 4시까지 아이의 시간을 꽉 차게 채워주시기에 늘 감사함이 있다.
(2) 하원 도우미
육아 인프라를 구축하며 가장 고민이 되었던 점은 어린이집(기관)에 맡길 수 없는 상황이 되었을 때, 아이를 봐줄 수 있는 다른 양육자가 필요할 것 같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시터넷/맘 시터에 오후 4시부터 8시까지 하루 4시간 아이를 봐줄 수 있는 하원 도우미를 찾았다.
비용이 들더라도 장기적으로 아이를 위해선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왜냐면 어린이집은 아무리 잘해주신다 하더라도 아이가 1:1 상황에서 얻는 충족감과 1:다에서 얻는 충족감이 다를 거라 생각했다. 또한 전염병으로 어린이집에 가지 못할 경우, 열이 나서 귀가 조치해야 할 경우 내가 다 케어할 수 없기에 백업할 수 있는 분이 필요했다.
이때 우리 집에서 4시간 동안 아기를 봐줘야 하는데 우리는 고양이 세 마리를 키우기에 동물을 무서워하지 않는 분을 찾아야 해 서로 합을 맞추고자 복직 3달 전부터 공고를 올렸다. 그 결과 어린이집이 위치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시터 선생님과 연을 맺게 되었고 정말 부모보다 더 아이를 사랑하는 분을 만나 아이와 깊은 교감을 하며 잘 키워주고 계신다.
모든 걸 혼자 케어한다고 하기보다 내가 어떤 상황이더라도 일과 육아에 구멍이 나지 않게 인프라를 구축하는 게 정말 중요하다. 6개월 이상 이 패턴을 돌려본 결과, 정말 잘한 선택이었다.
또 주말에 혼자 아기를 봐야 하는 상황인데 중요한 볼일이 있을 때, 원래 내 성격이라면 신세 지고 사는걸 극도로 싫어해서 나를 희생해가며 육아를 했을 테지만 엄마가 되고 나니 '뭐 어때, 필요하면 도움 요청해야지!'라는 마인드로 바뀌어서 가족과 친척들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일도 왕왕 생겼다. (물론 감사의 마음 표시는 두둑이 한다.)
이렇게 워킹맘이 또 하루를 살아가고 있다.
이제 육아가 조금 수월해지면 다시 둘째 생각을 하다가 똑같은, 오히려 더 힘든 패턴을 반복한다고 하는데 그 행복은 이루 말할 수 없다고 한다. 아직 둘째 계획은 없지만 생각이 들 때 내 글을 다시 한번 읽어보고자 쓴 워킹맘 생존 일지.
육아와 일 병향이 막막하고 힘든 분들에게 도움이 되는 이야기였으면 한다.
이상으로 워킹맘 생존 일지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