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남편 말을 잘 듣게 된 첫 번째 에피소드
"자기야. 우리 혼인신고하러 가자, 주말에!"
"벌써???"
"응? 벌써라니~! 일주일이나 지난걸?"
"음... 내 친구들은 결혼한 지 3년 만에 막 혼인신고하고 그러던데..."
"하하하하! 그럼 나랑 결혼 무를 거야? 가자~ 주말에!"
"저희 혼인신고하러 왔어요!"
"혼인신고는 주민센터에서 안돼요. 구청 가서 하셔야 합니다."
"아... 그래요?"
"신고서는 여기 있으니까 가져가시면 되고요, 신고는 구청으로 가시면 돼요!"
"가자!"
"어디?"
"구청!"
"지금?"
"으응!"
"어... 자기야, 난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어. 쫌만 더 이따가 하면 안 될까?"
"ㅎㅎㅎ 마음의 준비가 필요해? 알았어! 그럼 자기가 원할 때 하자!"
"여보! 우리 혼인신고해야 할 것 같은데?"
"ㅎㅎㅎ 응? 출장 가서도 혼인신고하자는 우리 남표니~"
"ㅎㅎㅎ 그게 아니라, 담주 월요일까지 회사에서 받은 대출 때문에 혼인신고서를 제출해야 한다고 메일이 왔어~!"
"켁! 정말? 힝... 그럼 언제 해??"
"자기가 내일 좀 해줘야 할 것 같은데?"
"에에?? 나 혼자?? 혼인신고를 나 혼자 가서 하라고???"
"어.. 미안해. 자기가 해야 할 것 같아. 그래야 월요일에 제출하지..."
"저기... 혼인신고하려고 왔는데요..."
"이혼신고하려고 하는데요!"
"자기야, 나 다했어, 혼인신고."
"ㅎㅎㅎ 힘들지? 혼자 가게 해서 미안해. 고생했다!"
"우씨... 이런 거 나한테 혼자 시키고..."
"하하하! 그러게, 그날 나랑 갔을 때 하지. 그럼 편했잖아. 자긴 편하게 보기만 하면 되는데!"
"그러니까.... 그날 할걸... 자기가 하자고 할 때, 우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