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을 떠나 여행을 시작한 이유 : 장기투자의 마법

배당주에 투자하고 여행이나 다니며 살랍니다.

by 배당받는 고슴도치

배당주에 투자하고 여행이나 다니며 살랍니다. 이 한 줄이 내 파이어 전략의 전부라고 했었다.

지난 글에서 '세상에서 가장 쉬운 배당투자'와 '지출을 줄여주는 해외여행'에 대해 말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비판할, 혹은 궁금할 내용이 있다.

"평생 절약하며 사는 게 무슨 파이어족이냐? 주가가 폭락해서 자산이 반 토막 날 수도 있잖아?"

이 글은 위 질문에 대한 대답이자, 배당투자와 여행의 조합이 파이어에 핵심 전략인 이유다.

이것은 장기투자에 대한 이야기다.


투자수익률

파이어족을 꿈꾸는 사람, 혹은 파이어족이 된 사람들은 무조건 투자능력이 있어야 한다.

파이어는 결국 내 투자수익률 X 남은 인생 > 평생 쓸 돈을 갖춰야 실행할 수 있다.

투자수익률이 높아지면 파이어는 빠르고 안정적일 수 있고, 투자수익률이 낮다면

충분한 돈을 저축해둬야 하기에 훨씬 큰돈을 저축해야 하고, 엄청 큰돈을 벌지 않으면 힘들어진다.


결국 투자수익률 싸움이라면, 투자를 잘해야 한다는 생각에 투자를 더 공부하거나, 더 많은 시간을

주식호가창을 보며, 주식 차트를 보며 시간을 보내게 된다. 더 많은 뉴스와 자료, 리포트를 찾게 된다.

나 역시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고, 심지어 파이어족이 된 후 엄청나게 많아진 시간의 대부분을

의미도 없이 주식시장만 바라보며 보냈다. 결과적으로 저런 행동은 오히려 나의 투자수익률을 깎아먹는

정 반대로 향하는 길이었다. 투자수익률이 내 남은 인생의 자산을 결정하는데 왜 투자에 더 많은 시간을

쓰는 것이 오히려 투자수익률을 낮추는 결과를 가져올까?


장기투자

투자 시장에서 오랫동안 성공적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의 공통점은 가치투자자 혹은 장기투자자들이었다.

그들의 투자방법은 너무나 쉽고 단순해서 오히려 따라 하기가 힘들게 느껴지곤 한다.

좋은 주식을 사서 평생 보유해라. 이게 투자방법의 전부다.


워런 버핏의 코카콜라

워런 버핏은 1988년부터 1994년까지 코카콜라 주식을 집중적으로 매입했다.

총 투자 원금은 약 1조 7천억 원으로 주당 평균 4,300원에 약 4억 주를 보유하게 된다.


당시 사람들은 고작 음료수 회사에 왜 그토록 큰돈을 투자하는지 의아해했지만 버핏의 생각은 단순했다.

10년 뒤, 20년 뒤에도 사람들은 코카콜라를 마실 것이다. 결국 버핏은 주당 4,300원이라는 지금으로서는

상상조차 힘든 헐값에 세계 최고의 기업의 지분을 사들인 것이다.


30년의 시간 동안 코카콜라의 주가는 어떻게 변했을까?

현재 2025년 9월 기준으로 코카콜라 주가는 약 95,000원으로, 약 2,000% 상승했고 30조의 수익이 났다.

하지만 장기투자의 진짜 마법은 배당에서 드러나는데, 코카콜라는 60년 이상 매년 배당금을 늘려온

'배당킹(Dividend King)' 주식이다. 60년간 빠짐없이 매년 배당금이 증가했다.


1988년 당시 배당금은 100원이 안 되는 금액이었지만 2025년 현재의 배당금은 2800원 수준으로 28배

가까이 증가했다. 4300원에 산 주식을 보유만 하고 있으면 1년에 2800원이란 배당금을 받는 것이다.

2025년 4억 주의 배당금은 1조 1천억으로 2년간 받은 배당금만 합쳐도 투자원금을 뛰어넘는 금액이다.

뿐만 아니라 배당금이 현재는 2800원이지만 매년 120원 가까이 늘어나는 추세라 이 주식을 팔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매년 2920원, 3040원, 3160원, 3280원으로 배당금은 늘어갈 것이다.

즉 팔지만 않는다면 앞으로도 계속해서 코카콜라로부터 돈을 받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일이 생기냐고?

시간과 복리의 마법, 장기투자의 힘이다.


포레스트 검프의 애플

스크린샷 2025-09-11 23.50.34.png 영화 포레스트 검프 (1994)

톰 행크스 주연의 포레스트 검프. 1994년 작품으로 지능은 조금 모자라지만 순수한 한 남자가,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미국 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순간들을 관통하며 사랑과 성공을 이루어내는 기적 같은 이야기다.


중위님께서 내 돈을 관리해 주셨죠.

무슨 과일회사에다 투자를 했다며 우린 이제 돈 걱정 할 필요가 없어졌다더군요.

라는 재밌는 대사가 있었는데, 과일회사는 지금 우리가 아는 애플의 주식이었고, 지능이 낮아 무슨 회사인지도 모르는 채 넣어둔 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평생 돈걱정 없이 살 수 있게 되는 장면이었다.


그 영화를 보며 아~ 애플, 그때 샀으면 돈 엄청 벌었겠네 정도로 반응하며 넘어갔었다. 만약 영화를 보고 애플이란 회사의 주식을 샀다고 가정해 보면, 영화가 개봉한 1994년부터 현재까지 애플의 수익률은 73,000% 라는 숫자가 나오더라. 너무 큰 숫자라 와닿지가 않으니 10년 전인 2015년 애플을 샀다고 가정하면 687%의

수익률이 나온다.


문제는 우리는 포레스트 검프가 되지 못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에이~ 코카콜라, 애플은 너무나 튼튼하고, 안정적이고, 세계적인 기업이라 그런 것이 아니냐?

그렇게 무시받던 우리나라의 코스피지수도 1988년 500포인트에서 현재 3300포인트를 넘기고 있다.

정말 망할 회사가 아니라, 워런 버핏이 투자한 콜라, 초콜릿, 치약, 은행, 보험 등 10년, 20년 뒤에도

사람들이 소비할 제품을 만드는 회사는 인플레이션, 유동성의 증가로 주가가 오를 수밖에 없다.


30년 전은 너무 옛날이고 모든 물가가 너무 싼 시기였잖아?

라고 반박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이 장기투자의 힘이다. 지금 이 순간도, 지금의 가격도 우리가 2055년에

돌아본다면 그때는 너무 옛날이잖아,라고 부르는 시기가 될 것이다. 그리고 그 순간도 우리는 똑같은 후회를 하겠지. 아 그때 뭐 샀으면, 그때 뭐 샀다면 지금 얼마일 텐데.


결국 우리가 포레스트 검프가 되지 못하는 이유는 장기투자를 견뎌내는 인내력이 없어서이다.

정확히는 조급함이란 악마가 원인이다. 만약 모든 사람이 조급함이란 걸 느끼지 않는다면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말도 안 되는 성공을 거둘 거라 확신한다. 결과가 좋건 나쁘건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몰두하고 긴 시간을 투자할 수 있으면 우린 모두 장인의 영역에 들어설 것이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작동하지 않는다. 조급함이 문제란 걸 글로 적는 나도, 최근에 조급함 때문에 손해가 나기도 했다.


조급함은 왜 생길까?


파이어를 하고 시간이 많아진 나는 주식시장을 보고 있는 시간이 더욱 늘었다. 시장의 시작과 끝을 보고, 뉴스와 리포트를 보고, 저녁엔 미국시장까지 보면서 경기흐름이 눈에 익었다. 그럼 단기적으로 내일은 장이 안 좋겠다, 다음 분기는 장이 안 좋겠다,라는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그럼 팔고 싶은 욕구가 생기고 하락하는 주가를 보면 후회하게 된다. 길게 보면 무조건 우상향 하는 종목도 아주 작은 상승과 하락을 매일 반복하는데

그 모든 하락에 스트레스를 느끼게 된다.


정말 견디기 힘든 것은 시장의 성공신화들이다. 50만 원으로 100억을 번 트레이더, 한 달에 1000% 수익률을 내는 매매법등은 매일 재생산되어 소음으로서 내게 날아든다. 실제로 시장엔 매일 하루 100% 이상 상승하는 종목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에 비해 1년에 15%, 20%의 수익을 목표로 묵묵히 우량주를 모아가는 나의 투자는 너무나 하찮고 시대에 뒤떨어진 것처럼 느껴진다. 이런 비교는 필연적으로 포모(Fear Of Missing Out), 나만 뒤처지고 있다는 공포와 스트레스를 느끼게 한다.


장기투자의 힘을 모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시간이 지나면 가격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다만 모두가 원하는 것은 30년 뒤 부가 아니라, 지금 당장의 수익이다. 늙은 부자가 아니라 젊은 부자가

되고 싶고, 나이가 어릴수록 미래를 기다리기가 힘들다. 20살의 나는 30살을 보며 굉장히 나이가 많은

사람이고, 나는 저 나이가 될 일이 없을 것 같고, 나의 시간은 너무나 길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항상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고, 미래는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


이 주식은 정말 좋으니 장기로 투자하겠다는 다짐으로 매수를 해도 수익이 10%, 20%가 나면 팔고 싶어 진다. 가장 견디기 힘든 숫자다. 오히려 50%, 100%가 넘어가면 조금 오르거나, 내리는 정도에 신경도 안 쓰게 되는데 저 정도의 숫자가 심리적으로 가장 힘들다. 언제든지 수익이 없어지고 0%로 내려올 것 같고, 그전에 팔고 싶기 때문이다.


이런 조급함을 어떻게 피할까?


나는 불안함, 초조함이 조급함이 되고 빨리 내 아이디어가 들어맞아 큰돈을 벌고 싶었다.

그래서 시장을 더 많이 보기 위해 노력했고 역설적으로 조급함만 커졌다. 하지만 해외에서 시간을 보내며

나는 조급함이 아니라 내 생활에 더욱 집중하기 시작했다. 스스로를 파이어족이라 정의하고는 집에서

모니터만 바라보며 전업투자자도, 백수도 애매한 존재로 시간을 보냈었다. 하지만 해외에서 언어도 배우고, 그 언어를 사용하여 사람들과 소통하려 노력하고, 여행을 다니고, 공연을 보고, 춤도 배우며 내 시간을 사용했다. 억지로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시장을 보는 시간은 줄어들었고, 나는 더욱 자유로워졌다.


계엄과 관세의 여파로 시장이 진통을 앓고, 투자자들이 힘들어하던 시기에도 하루하루 내 삶을 살며

시간을 보냈고, 시간이 흘러 어느새 모든 하락의 시간을 지나 주식시장은 역사상 최고가를 달성했다.

지금이 고점이니까 팔아야 한다는 하락론자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낙관론자가 존재하지만,

그 누구도 미래를 알 수 없다. 다만 30년 뒤 주가는 지금보다 무조건 100% 높을 것이다.

주식만이 아니라 금, 은, 구리, 코인, 원유 무엇이 되었든 가격은 오를 것이다.


그 시간을 기다리는 동안 저절로 돈을 벌어다 주는 역할을 배당투자가 맡아주고, 기다리는 지루함을

여행으로 덜어주는 것이 나의 전략이다. 난 평생 가난한 생계형 파이어족으로 살 생각은 없다.

오히려 지금도 조급하게 빠른 시일 내에 부자가 되고 싶다. 다만 돈을 위해 출근을 하는 것보다는

시간의 자유가 더 소중하다고 여기기에 일을 안 할 뿐이고, 시장의 급등주를 좇는 것보다 배당을 받으며

장기투자하여 내 자산이 오르는 시기를 기다리는 것이 훨씬 빠르다고 생각했기에 이 전략을 취할 뿐이다.


장기투자에 있어 제가 진리라고 믿는 말이 있습니다. 바로 '늦었다고 생각하는 지금이 가장 빠른 시작'이라는 것입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장기투자에 대해 생각해본다면, 30년 뒤 미래의 당신은 오늘의 당신에게 분명 감사할 것입니다. 배당받는 고슴도치였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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