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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NOPA Jun 27. 2024

최저소득자인 나는 왜 집을 샀을까?

[노파의 글쓰기] 고양신문 칼럼 : 쓰는 사람과 집

안녕하세요, 노파입니다.

이번 달 고양신문 칼럼이 올라왔습니다.



‘쓰는 사람에게 집이 왜 필요한가’라는 주제로 글을 썼는데, 꽤 재밌으실 겁니다.


그러나 저의 친애하는 사이버 문우님들은 구체적인 숫자도 알고 싶을 것이므로 궁금증을 살짝 풀어드리자면,


제가 이 집을 샀던 2년 전은 바야흐로 집값이 하늘에 맞닿아 있던 시기여서 10년 동안 2억 대이던 집이 1년 새 2억8천으로 올랐습니다. 그 바람에 저는 은행에서 집값의 60퍼센트나 빌려야 했으나 집값은 1년 만에 도로 2억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론 굉장히 만족스럽습니다. 30대에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라고 생각할 만큼. 그 이유는 칼럼에 써두었습니다.


 https://www.mygoy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80005


집에 대한 생각은 저마 다를 테니 유용한 정보만 드리자면, 현재 수도권 20평대 구형 아파트들은 어지간하면 3억 안쪽으로 살 수 있습니다.


3억 미만이면 1인 가구도 ‘디딤돌’이라는, 초저리의 국가 대출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 자기 돈 1억으로 2억 중반대의 아파트를 사도 갚아나가는 데 큰 부담이 없습니다.


저도 2프로도 안 되는 저리에 돈을 빌렸기에 그럭저럭 월세 내듯 살아가는 중입니다.


물론 1억을 모은다는 게 보통 일은 아닙니다. 저는 평균적으로 월급 2백 언저리를 인생을 살았는데, 주식을 하고 짠테크를 독하게 했는데도 4년이나 걸렸습니다.


그런데 4년이면 빠르게 모은 편입니다. 주식을 열심히 했고, 친구를 안 만났고, 회사에서도 혼자 밥을 먹었기 때문입니다.


회사 사람들은 구내식당에서 밥을 먹고 등나무 밑으로 가서 담배를 물고 믹스 커피를 마시는 점심 코스를 싫어했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금천구 재개발 아파트에서 녹물 세안응 하고 계량기 동파를 견디는 일상이 제 독립의 일등공신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덕분에 외롭고 흔들리는 순간에도 오직 탈출만을 꿈꿨습니다. 생각만 해도 이가 갈리는 날들이지만, 어쨌든 고마운 지옥이긴 합니다.

인테리어도 속전속결로 해치웠습니다. 저희집은 이케아가 토해놓은 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거의 모든 것을 이케아에서 해결했습니다. 혼자 타일을 깨고 벽지를 뜯고 빠데를 바르고 페인트칠을 하는 중노동을 하다 보면, 나머진 그냥 턴키로 맡기고 싶어지기 때문입니다.

 

역시 숫자가 궁금하실 테니 간단히 읊어보자면, 주방 철거와 설치 비용은(오븐과 인덕션 포함) 대략 6백 정도 들었고, 침대 장롱 리클라이너 책상 등등의 가구를 사는 데는 3백 정도 들었습니다.

 

참고로 작은 방이 왜 참선의 방이 됐냐면, 돈이 모자라 도배도 안 하고 페인트칠도 하다 말았기 때문입니다. 이젠 힘도 없어서 그냥 놔두는 중입니다.


이렇게 저는 제가 만든 성에서 일흔 살까지 대출금을 갚으며 쓰는 인생을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은 제가 오랫동안 바라던 삶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그 이유 역시 칼럼에 써두었으니 한 번 읽어보시면 참 좋겠습니다.


어쩐지 누구보다 은행에서 저의 장수를 바라고 있을 것 같습니다. 덕분에 일흔 살까지는 외롭지 않겠습니다.


***

고양신문 칼럼▼▼▼

https://www.mygoyang.com/news/articleView.html?idxno=8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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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348852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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