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고버섯밥 만드는 법
2025.09.5.-10.25. 해남 50박 51일
#1. 해남 두 달 살이 생활비 총 정산
해남에서 두 달간 생활하는 동안 쓴 가계부를 정산해보았다.
50박 51일간 총 601,040원을 썼다.
두 달 연수비로 55만 원이 나오고, 아르바이트로 15만 원을 벌었으니 10만 원이 남은 셈이다.
흑자다! 어깨춤을 추며 통장을 보는데, 잔고가 영 달랐다. 숨 쉬는 비용으로 월 90만 원씩 나간다는 것을 잊고 있었다.
숨 쉬는 비용이란, '대출금과 관리비, 국민연금과 건보료' 패키지를 말한다. 겨울이면 숨 쉬는 비용은 더 비싸져 백만 원에 달한다. 두 달 수업료를 더해도 적자다. 이래서 도시 생활을 청산하려고 했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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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시골 생활 한 달 지출이 30만 원밖에 안 되는 건 놀라운 일이다. 사람 노릇을 안 한 것도 아니었다. 친구들 커피도 사줬고, 친구 집에 갈 땐 고기랑 상추랑 젤리도 사 들고 갔고, 고마운 사람들 빵도 사주고 밥도 사줬다. 아, 추석 땐 집에 홍삼도 보냈고.
어떻게 그걸 다 해도 한 달간 30만 원밖에 안 썼는지, 나의 알뜰함을 대견해하며 일산에 돌아와 5일 간 쓴 비용을 정산했더니 20만 원이다. 이래서 내가 도시 생활을 청산하려고 했건만.
시골에서는 수퍼 한 번 가려면 한 시간을 걸어야 하고, 상품 단가도 도시에서보다 비싸서 정말 필요한 것만 사게 된다. 빵과 계란과 가지와 초콜릿 같은 것들.
그 외 무거운 것들은 쿠팡으로 시켰고, 그것도 대부분 식재료였다. 고구마와 단호박과 당근, 그리고 닭가슴살 같은 것들.
그런데 도시만 오면 싸다고 눈이 벌게져서 오만 것들을 장바구니에 담는다. 쓸데없는 소비로 순식간에 한 달 치 생활비를 써버린다. 이러니 일을 안 할 수가 없다. 그럼 또 글 쓸 시간이 줄어들고. 멍청한 악순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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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버섯을 많이 산 것은 아주 잘한 일이다.
버섯 솥밥이 정말 맛있다.
- 버섯 솥밥 만드는 법
밥을 안칠 때 표고버섯을 송송 썰어서 같이 취사한다. 끝.
명란젓을 산 것도 매우 잘한 일이었다.
버섯 솥밥에 비벼 먹으 정말 맛있다.
- 명란비빔밥 만드는 법
버섯 솥밥 위에 명란젓을 올린다.
냉장고에 돌아다니는 콩나물이 있으면 전자레인지에 2분 정도 돌린 후 같이 올린다.
양념장을 끼얹는다. 끝.
- 양념장 만드는 법
대파 파란 부분을 한 줌 다져 넣는다.
고춧가루1, 액젓1, 맛술1, 설탕1, 깨1 을 넣은 후 간장을 자작하게 붓는다. (짜면 맛술과 매실청을 조금 더 넣는다)
그냥 솥밥에 날계란을 올려서 전자레인지에 2분쯤 데운 후 양념장에 비벼 먹어도 좋다. 이때 날계란은 포크로 한 번 찍은 후 레인지에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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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에 남아 있는 아저씨가 매일 단톡방에 해남 사진을 올려준다. 사람들이(나 포함) 떠넘기고 간 딸기 화분 사진과 한 순간도 똑같지 않은 산책로 풍경이 매일 같이 올라온다.
도시로 복귀한 사람들에겐 PTSD와 유사한 증상이 생겼다(당연히 나 포함). 매일 평야를 걷는 상상을 한다. 상상만 하니 답답해서 슬퍼진다.
해남에 남은 아저씨가 얼른 땅을 구하면 좋겠다. 그러면 7평만 임대해서 거기다 컨테이너를 올야지. 내 친구한테도 7평을 임대해달라 그래야지. 그래서 다 같이 버섯 솥밥을 해 먹으면서 살면 좋겠다. 일 같은 건 일주일에 딱 하루만 하고.
그게 뭐 어렵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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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이야기가 궁금하시면 ▼▼▼
https://blog.naver.com/nopanopanopa/224055813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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