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절인연
“한국인들은 내가 한국인이 되길 기대하는 것 같아요.
한국어로 말하고 김치를 잘 먹고. 능청스럽게 이모-를 부르면서 소주를 털어 넣는 그런 거.
근데 난 프랑스 사람이잖아.”
그는 한국의 대학교에서 태권도를 가르치던 프랑스인이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자신을 한국 이름 그 무엇으로 소개했던 것 같다.
빛이 어슴푸레 한 저녁,
무심하게 지나쳐가는 이방인 무리를 응시하다 이곳에선 내가 이방인임을 알고 뜨끔했던 그 바보같은 순간에 그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