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과 섞임, 그 가운데 여행자
이방인의 신분을 입고도
다시 섞이고 싶어진다
어쩌면 대단히 이율배반적이나,
얽힘도 외롬도 없이 좀더 자유롭고 싶은 탓이다.
시장에 가면, 소란스레 북적이는 공기가 좋았다.
그들의 집에 초대라도 받을 참이면, 잘보이려 소근소근 분주하게 보이는 움직임도 마찬가지다.
나는 알지 못하는 언어로 재잘대는 모습이 더할 수 없이 낯설어서, 그게 또 그렇게 좋다.
눈만 끔뻑대며 내가 이방인이라는 사실이 실감나는 순간,
그 기분이 생경하고도 익숙한 게 참 반가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