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엽서시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엽서시 Oct 10. 2023

어제의 슬픔에 대하여

Tip1.

어제의 슬픔에서

조금 떨어져 앉자     


연못에 잠겨 있는 사람은

연못의 모양을 알지 못한다

연못의 깊이만 알 뿐이다     


한 발짝…

한 발짝…     


연못의 한기에서, 지저귀는 개구리 소리에서…

연못은 가을 상수리나무의 이파리보다도 작아진다

눈동자보다도 작아진다     


그러고 나면

숲에 연못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된다     


Tip2.

그럼에도

연못을 생각할 것

잊지는 말 것     


축축이 젖었던 슬픔이 말라

옷이 바스락거리더라도

숲에는 숲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는 걸

명심할 것     


어느 길, 연못에 잠기어 있는 사람을 만날 때

젖은 옷에 그림자까지 무거운 사람을 볼 때

손을 내밀 것,

또는 두 손을 모을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