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모전 출품을 목표로 집필 중에 있습니다. 중간중간 편집/보완되며 내용이 수정될 수 있습니다.
"배달음식 거기 있어요~. 번호 확인하고 가요~."
"네~."
며칠이 흘렀다. 이제는 능숙하게 배달 번호를 확인하고 배달을 간다.
'똑, 똑, 똑.'
메모에 적힌 대로 배달 음식을 내려놓고 노크를 한 뒤에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온다. 다음 콜을 잡는다.
'앗싸!'
며칠 배달을 다니며 몇몇 가게들은 자주 들르다 보니 안면을 튼 가게들이 몇 있다. 이번 가게가 그러했다.
"안녕하세요~."
"허허허. 아가씨 또 왔구먼."
유리가 밝게 인사하자, 분식집 가게 사장님께서 알아보셨다.
"음식 나왔어요?"
"10분. 일찍 왔어~."
사장님의 말에 유리는 주방 가까운 빈자리에 앉아 벽을 봤다. 식사하고 계시는 손님들을 구경하기는 실례가 될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때 사장님께서 말을 거셨다.
"아가씨, 배달일 힘들지 않어?"
"힘들긴 한데, 재밌어요. 집에 누워만 있는 것보다는 나와서 걸으면서 사람 구경하는 것도 좋고, 배달일 보람 있어요."
유리가 힘든 내색을 숨기고 짐짓 밝게 대답했다. 그러자 사장님께서 이어 질문하셨다.
"돈은 많이 벌고?"
"많이... 버는 거는 아닌데, 그래도 안 버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요."
계산해 보니 하루에 3만 원이 조금 못 되게 벌었다. 낮에 4시간을 걷고 새벽할증을 위해 새벽에 한 시간을 더 걸어 총 5시간을 일한 것 치고는 꽤나 적은 금액이다.
하지만 수입이 아예 없는 것보다는 적으나마 버는 편이 낫다고 생각하는 유리다.
이번에는 유리가 말을 걸었다.
"사장님은 분식집을 시작하신 계기가 있나요?"
"있고말고."
사장님과 유리가 동시에 시계를 봤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다.
"국민학교 다닐 적에 학교 앞에서 사 먹던 떡볶이가 그렇게 맛있었단다."
사장님이 추억에 잠기며 말씀하셨다.
"어른이 되어도 그 맛을 잊지 못하겠는데, 다 큰 어른이 초등학교 앞에 가서 떡볶이를 사 먹기는 부끄럽더구나. 나 같은 사람들이 있을 것 같아 가게를 차렸단다."
유리가 가게 안을 둘러봤다. 손님들이 제법 있다. 그리고 배달을 시켜 먹는 사람도 제법 된다.
"그 생각이 적중하셨군요?"
"그렇지."
사장님께서 껄껄 웃으며 배달음식을 건네주셨다.
"자아, 이제 음식 나왔다. 오늘도 잘 부탁한다."
"수고하세요!"
마지막 인사를 하고 유리는 가게를 나섰다.
이번에는 배달 거리가 조금 멀다. 유리는 음식이 최대한 식지 않도록 빠른 걸음으로 성큼성큼 이동했다. 깜빡이는 횡단보도는 뛰어 건넜다.
열심히 걸어 배달지에 도착했다. 이번에도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이다.
'다행이다.'
엘리베이터에서 한숨 돌리며 배송 메모를 확인했다.
'문 앞에 놓고 벨 눌러주세요.'
유리는 상상했다.
'어떤 분들이 드실까. 사장님의 말씀대로 어른들이 드실까? 아니면 초등학생이 먹을지도 모른다. 둘 다 맞아서 온 가족이 먹을 수도 있다.'
유리가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는 사이 엘리베이터 문이 열렸다.
유리는 잽싸게 음식을 문 앞에 놓고 벨을 누른 후, 엘리베이터가 닫히기 전에 엘리베이터에 탔다.
'나이스!'
배달을 하다 보면 이런 소소한 재미도 있다. 엘리베이터에서 내릴 때까지 다음 콜을 기다렸다. 중간에 콜이 한 번 뜨긴 했지만, 잡는 것에는 실패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고 가게들이 밀집한 곳으로 걸어갔다. 그때 콜이 잡혔다.
콜의 위치는 바로 앞의 호떡집이었다.
"사장님 안녕하세요!"
"오오, 야간에 자주 보이던 아가씨구먼. 배달일 하는 거였어?"
"네"
호떡가게 사장님께서 배달을 갈 호떡을 포장해 주시며 말씀하셨다.
"젊은 아가씨가 밤에 돌아다니는 거 위험혀~. 딸 같아서 하는 말이여."
유리는 보온가방에 음식을 넣으며 대답했다.
"먹고살려면 해야죠. 가볼게요!"
"아이구, 고생이 많네 그려. 수고혀."
"예~. 사장님도 수고하셔요~."
유리는 다시 길을 나섰다. 배달지를 확인해 보니 치킨집 근처다.
'오늘은 오랜만에 치킨집에 들러야겠다.'
치킨집을 생각만 해도 기분이 좋아진 유리다.
유리는 이번에도 빠른 걸음으로 배달지로 향했다. 배달 메시지를 보니 '직접 수령'으로 적혀있다.
유리는 문을 두드렸다. 안에서 남자아이가 튀어나왔다.
"고맙쯤미다!"
"맛있게 먹어요~."
유리도 손님에게 인사를 했다. 문이 닫히고 엘리베이터를 탔다. 유리의 발이 지상에 닿자마자 치킨집으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