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영

by 무우지렁이

이소영 : 무슨 말이야? 복수한다니? 엄마랑 잘 지내고 있는 거 아니었어?


깜짝 놀란 이소영이 되물었다.


강소영 : 그건 네가 그렇게 본 거고.ㅋ 똑같이 응징하려면 최대한 옆에 붙어 있어야 할 거 아니야.ㅋ


김소영 : 너도 참 독하다.


강소영 : 엄마 차단한 네가 할 말은 아닌 것 같다?ㅋ


최소영 : 근데 왜 응징한다는 거야? 너는 아들이라 금이야 옥이야 키우신 거 아니야?


강소영 : 너도 말이 좀 심하다?ㅋ 너희 집에서 아들을 그렇게 키웠다고 해서 다른 집도 모두 그렇게 키웠다고 생각하면 곤란하지.ㅋ 난 외동이잖아. 엄마의 기대를 한껏 받고 자란 몸이라고.


정소영 : 기대를 한껏 받고 자란 거랑 지금 엄마한테 보복하는 거랑 무슨 상관관계가 있는지 모르겠어.


조소영 : 그럼 혹시 잘 다니던 대기업을 그만두고 집에서 놀고 있는 것도 설마... .


채팅을 치던 조소영은 불현듯 소스라치게 놀랐다.


강소영 : 맞아. 응징의 일종이지. 내가 갈 수 있는 가장 높은 곳에서 추락해야 우리 엄마 마음에 최대한의 타격을 줄 수 있을 테니까.ㅋ


박소영 : 그런... . 어머니께 보복하기 위해 자신을 괴롭히다니. 그건 스스로에게도 너무 잔인한 일이잖아. 심리 상담을 좀 받아보는 건 어때?


강소영 : 우리 집이 어떤 집인데. 당연히 심리상담도 받아봤지. 심지어 대기업 다닐 때, 받아봤어. 문제는 소용이 없었다는 거지만.ㅋ


심리 상담으로 큰 효과를 누린 박소영은 강소영의 말이 공감되지 않았다. 하지만 조소영의 질문에 박소영이 발언할 기회가 미뤄졌다.


조소영 : 강쏘는 그럼 어릴 때 어머니께서 어떻게 하셨길래 그렇게까지 하는 건지 물어봐도 될까?


강소영 : 사실 '소영'이라는 이름이 여자 이름이잖아? 남자인 내게 그런 이름을 붙인 이유, 알 것 같아?ㅋ


최소영 : 보통은 남자아이를 낳으려고 여자아이 이름을 남자 이름으로 쓰긴 하는데, 설마... .


강소영 : 맞아.ㅋ 우리 집은 아들 하나, 딸 하나를 원했었어. 그러니 첫째의 이름은 반대의 성별의 이름이 되어야겠지.ㅋ


이소영 : 그런... .


강소영 : 그뿐만이 아니야.ㅋ 결국 외동이 되었기도 하고, 남자잖아.ㅋ 어린 시절에는 학업 성적에, 직장을 가질 나이가 되어서는 좋은 직장에 혈안이셨지.ㅋ


최소영 : 그래서 너 어릴 때는 공부도 잘했고, 직장은 대기업 다녔던 거잖아. 성공한 인생이었는데 네가 스스로 차버리기에는 너무 아깝지 않아?


강소영 : 나는 공부가 좋아서 잘한 게 아니야.ㅋ 엄마의 기대가 컸고, 그만큼 통제도 심했어. 대학교도 엄마가 가라는 학교와 학과로 진학한 거고, 심지어 구직도 마찬가지였어.ㅋ 집이 넉넉한 편이다 보니 엄마의 성에 차지 않는 직장은 서류를 지원할 수도 없었지. 마치 '황금 새장 속의 새'같은 기분이었어.ㅋ


정소영 : 그래도 그만큼의 능력이 되니까 엄마가 원하시는 것도 다 할 수 있었던 거잖아. 나는 그게 부러운데... .


강소영 : 능력이 중요하냐.ㅋ 살고 싶은 마음이 더 중요하지 않겠어?ㅋ 언제부터인진 몰라도 복수를 위해서 살아있었던 것 같아.ㅋ 복수심이 없었다면 나는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니었을지도.ㅋ


강소영을 제외하고 모두 말이 없어졌다. 강소영은 말을 이었다.


강소영 : 밖에서는 효도하는 아들이지만, 집에 와서는 바깥에서 나의 손을 빌리지 않고는 어려움을 겪는 엄마를 힐난하는 맛에 살아.ㅋ 마치 과거의 엄마가 내게 그랬던 것처럼.ㅋ


이소영 : 그게 무슨 말이야?


강소영 : 그 좋은 성적이 그냥 학원과 과외만 돌린다고 나왔겠니?ㅋ 나도 열심히 할 수밖에 없었어. 엄마가 비교가 너무 심하셨거든.ㅋ 아무리 노력해도 전과목 만점을 받아올 수는 없던 나였기에, 전과목 만점을 받아오는 앞집 친구와 비교하며 사셨지.ㅋ 대기업 간 것도 마찬가지야.ㅋ 의사, 판사 된 친구들이랑 어찌나 비교하시던지... .


정소영 : 너희 엄마도 만족시키기가 꽤 어려운 사람이시구나... .


강소영 : 여튼, 나는 엄마가 자식에게 원하는 삶을 충분히 살아줬어.ㅋ 이제는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살아도 된다고 생각해.ㅋ


박소영 : 하지만 그건 네가 정말 살고 싶은 삶이 아닐 거야. 따지고 보면 여전히 어머니께 귀속된 삶이라고... .


강소영 : 그렇게 말하는 너는 그럼 얼마나 잘하고 있길래, 아까부터 자꾸 내 말에 딴지 거는 거지? 네 이야기도 한 번 해보지 그래?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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