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쇼핑몰 - 난 기계가 아니야
결혼 두 달째.
집과 동네에 익숙해지고, 짐 정리도 끝나니 슬슬 심심해지기 시작했다.
30대 초반. 꾸준히 이어온 게 없다 보니 내세울 만한 경력도 없었다.
결국 신입으로 다시 일을 구해야 했는데, 문득 생각했다.
‘이번엔 안 해본 일을 해보자.’
영원한 내 친구, 알바몬.
알바지도를 켜고 근처 일자리를 찾아봤다. 별별 직업이 다 있었다.
그중 적당한 거리에 사무직 공고가 눈에 띄었다.
‘생활용품 온라인 쇼핑몰.’
생필품을 할인받아 살 수 있지 않을까, 쇼핑몰은 어떻게 운영될까 궁금하기도 해서 지원했다.
회사 규모는 15명 남짓. 여러 브랜드를 모아 파는 큐레이션 쇼핑몰이었다.
공식몰도 있고, 카카오나 네이버 같은 플랫폼에도 입점해 있었다.
내 업무는 단순했다.
ERP에 신상품을 등록하고, 들어온 주문을 확인해 각 브랜드에 배송을 요청한 뒤, 받은 송장 번호를 다시 플랫폼에 입력하는 일.
ERP에 등록한 상품이 실제 판매 화면에 뜨는 걸 처음 봤을 때는 괜히 뿌듯했다.
내 물건은 아니었지만, 마치 세상에 새로운 제품을 데뷔시키는 것 같았다.
송장 번호가 빨리 등록되면 기분이 좋은 소비자였던 나는, 괜히 서둘러 번호를 올리곤 했다.
하루 종일 손이 쉴 틈이 없었다. 그러다 보니 의문이 들었다.
‘이걸 왜 다 손으로 하지? 자동화 프로그램이 있을 텐데….’
물어보니 대답은 간단했다.
“그 프로그램 유지비보다 네 인건비가 더 싸거든.”
그래도 워라밸은 괜찮았다. 칼퇴가 가능했고, 일하면서 음악이나 라디오를 들어도 됐다.
손이 빠른 편이라 처음엔 꽤 재미있었다.
같은 팀 동료들과 속도 경쟁을 하듯 일했고, 옆자리 CS팀에서 매일 들려오는 블랙컨슈머 사연은 보이는 라디오 같았다.
나중엔 퇴근 시간이 오후 5시로 당겨져 워라밸은 더 좋아졌다.
하지만 어느 날부터 손목과 손가락이 아프기 시작했다.
요령이 없었던 걸까. 퇴근하면 손끝이 얼얼했고, 펜을 잡기조차 힘들었다.
망가져 가는 내 손을 보며 ‘내가 뭐 하고 있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씁쓸했다.
힘들어하는 나를 보던 남편이 말했다.
“그만두는 게 어때?”
결국 나는 못 이기는 척 8개월 만에 사직서를 냈다.
푹 쉬고 회복하고 나니, 이상하게 욕심이 생겼다.
‘나도 쇼핑몰을 한번 운영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