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안을 때마다
나는 늘 생각했다.
내가 아이를 안아주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나를 안아주는 것’이라고.
내 팔로, 내 힘으로 끌어 안지만
나에게 기댄 미약한 그 힘은
나보다 더 한 것이라고.
잠길 듯 꽉 차는 따뜻한 체온,
모든 것을 내맡기는 기댐,
존재가 주는 무게감.
가슴속 깊은 곳까지 파고드는 묵직함은
내가 알지 못하는 더러움까지도 씻어주는
조금은 다른, 그 이상의, 뭔가를 초월한 힘.
아이가 태어났다.
네 번째 아이가 태어났다.
나를 안아주었고,
나도 안아주었다.
우리가 우리의 세상 속에서 만나
지금껏 서로에게 해준 건
안아주었다는 것.
우리가 앞으로 함께 살아가며
흔들리는 순간이 찾아올 때 잊지 말자.
어쩌면 서로에게 해줄 수 있는
가장 중요하고 유일한 일은
서로를 안아주는 일.
서로를 단단히 끌어안자.
우리 흔들리지 않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