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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비아 Jun 10. 2020

엄마라고 불러줘서 고마워




 지금은 네가 어리니까 말을 잘하지 못해도, 엄마는 네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게 되었어. 참 신기하지? 자연스럽게 이렇게 된 게 말이야. 처음 엄마가 되었을 땐 말하지 못해 울기만 하는 너를 앞에 두고 무얼 원하는지 몰라서 당황한 경험이 한두 번이 아니었는데 말이야. 무작정 찾아든 책에선 소아청소년과 의사님이 웃는 얼굴로 '시간이 지나면 엄마니까 다 알 수 있게 된답니다.'라고 하는 말에 '그런 날이 도대체 언제 오는 겁니까? 어떤 방법으로 그렇게 됩니까?' 라며 엄마의 미숙함을 의사님에게 탓하기만 하던 날도 있었는데 말이야. 생각해보면 그때가 지금보다 네 뜻을 더 알기 쉬웠을지 몰라. 배고프고, 배 아프고, 덥고, 춥고, 졸리고, 불편하고.


 요즘은 문득, 네가 어느 날 갑자기 훌쩍 커버리면, (뭐 지금 말하기엔 무안할 정도로 먼 훗날의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어쩌면, 생각보다 그 날이 갑자기 다가올 수도 있잖아. 지금도 매일 다르게 커가는 널 보면서 커가는 속도를 체감하는 중이니까.) 네가 원하는 것을 정확히 알 수 없고, 표정과 행동을 읽을 수 없어서 내 해석이 엇나갈 그런 날이 있을 거라 생각하면 가슴이 저려오곤 해.





너는 왜 먼 훗날을
미리 가슴 아파하냐고 하겠지만.





 그래서 너와의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고, 신뢰를 쌓기 위해선 대화가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어. 어느 시점이 지나면 너는 지금  언어를 잊어버리고,  이상 하지 않겠지.  마음을 다해  기울이면 지금 너의 언어를 알아들을  있을까. 나를 엄마라고 불러줘서 고마워. 다정하게 부를 때도, 다급하게 부를 때도. 그냥 불러줘서 고마워. 내가 대답할 수 있게 해 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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