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크게 논란되었던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 및 각종 주거침입강간미수 혹은 강간 사건들 그리고 10세 여아 성폭행 사건들 등 강간범죄가 끊이지 않게 발생하고 있다. 이런 범죄들을 수사하고 판결할 때 우리나라는 현행법대로라면, 피해자는 "얼마나 어떻게 저항했나요?", "왜 거부하지 않았나요?" 같은 질문에 반드시 답을 해야한다. 또한 강간이나 추행이 인정되려면 피해자가 폭행 또는 협박을 당하고, 그 수준이 현저히 저항이 곤란할 정도여야 하며, 적극적으로 저항했다는 증거가 있어야 한다.
현행법대로 앞으로도 계속 처벌이 이루어진다면 권력관계에 의한 성폭력이나 그루밍 성폭력 등은 앞으로도 계속 처벌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형량 역시 강간이 인정된 경우에 3년, 6년, 7년형을 선고받고 만약 강간미수에 그쳤다고 판결되거나 주거침입만 인정될 경우에는 그 형량이 더욱 줄어들어 누구를 위한 법인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여있다고 생각한다.
영미법 국가의 강간죄 관련 정의 중 동의란 당사자가 자유롭고 자발적으로 행동할 수 있어야 하며, 관련된 행위와 속성에 대한 충분한 지식과 완전한 인지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정의되어있다. 이 경우 성관계와 행위들에 대한 충분한 인지가 힘든 아동청소년들에 대한 강간은 무조건 강간죄로 인정될 뿐만 아니라, 당사자의 동의없이 행해진 행위라면 강간죄가 인정된다. 당사자의 동의가 없다는 말은 강제로 성행위가 이루어졌다는 말과 같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역시 형법 제297조 강간죄의 구성요건을 ‘폭행 또는 협박’ 여부가 아닌 ‘동의’ 여부로 개정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비동의 간음죄는 ‘성관계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상대의 의사에 반한 성관계를 처벌하는 경우뿐만 아니라 ‘성관계에 동의한다’는 상대의 의사표명을 거치지 않은 성관계를 처벌하는 것이다.
법이 개정되어 저항이 아닌 동의여부로 강간죄가 판결된다면 이는 가해자에게 피해자의 동의를 받았는지 물어보게 된다. 수사의 방향 역시 바뀌게 되는 것이다.
범죄는 죄를 저지른 사람의 잘못이다. 살인과 강도, 폭행 등이 그렇듯이 강간 역시 죄를 저지른 사람이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다른 범죄들과 달리 강간은 피해자에 대해 지나친 관심이 쏟아진다. 어느 집에 강도가 침입했다면 그 집의 창문이 모두 잠겨져 있었는지에 따라 처벌의 유무나 형량이 달라지지 않지만, (대부분의 피해자가 여자이기에) 어떤 여자가 강간을 당했다고 하면 그 여자가 다닌 시간이나, 얼마만큼 저항했는지 등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이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ONLY YES IS YES.
우리는 동의를 표현했을때만 진정으로 동의한 것이라고 생각해야한다. 그리고 동의가 가능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상태에서, 행위에 대해 충분히 인지가 된 사람만이 동의여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다. 어떤 관계에서든 당연하거나 암묵적인 동의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항상 명심해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