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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아픔을 외면하지 말라

세뇌의 기술 여덟 번째 이야기

by 애들 빙자 여행러

세뇌란 정신력이 강하다고 길게 유지되는 건 아니다.

뭔가 계속해서 관리하고 유지하는 노력을 해줘야 하지 않을까 한다.


나도 하루에도 몇 번씩 무너졌다가도 일어나기를 반복한다. 주변에 꽤 우울증 약을 먹는 사람들을 많이 보았다. 나는 그런 그들이 잘 이해는 되지 않았지만 아마도 나름의 사정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어쩌면 나도 그런 치유가 필요할 수도 있을 수 있다. 단지, 난 치료의 필요성이나 그 병이란 것을 느끼지 못할 뿐.


회복탄력성’이란 말을 좋아한다. 어떤 고난이 오더라도 회복하고 치유하는 남다른 능력이 있다면 무너지지 않고 다시 일어날 수 있을 것이다. 어느 누구도 평탄하고 고통 없이 살 수 없다고 단언한다.




대학 때였다. 전산과 선배가 바이오리듬 프로그램을 짰다고 보여줬다. 자신의 생일을 입력하면 특정한 날의 바이오리듬을 퍼센티지로 알 수 있었고 그래프로 표시되기도 했다. 바이오리듬은 크게 정신과 신체로 나뉘어 있었는데 그 리듬의 파동이 약간씩 달랐다.


나는 이 프로그램을 수시로 이용했다. 소개팅 등 중요한 일정에 나의 상태가 어떤지를 살펴보기도 했고 특히 시험기간 또는 오늘 너무 몸이 힘들거나 실수가 많을 때 그럴 때마다 바이오리듬을 살펴봤던 것 같다.


지금 나는 그 프로그램을 사용하지 않지만 나의 하락기. 한 없이 내가 초라해지고 실수투성이고 자신감을 잃을 때마다 되네 곤 했다.


“지금 난 바이오리듬이 최악의 시기를 지나고 있나 보군. 이제 며칠이 지나면 다시 컨디션이 돌아올 거야. 오늘만 낙담과 실의에 빠져 있자고. 곧 나의 최상의 바이오리듬 시기가 찾아올 테니 말이야. 인생은 언제나 바이오리듬처럼 내려갈 때가 있으면 반드시 올라올 때가 있을 거야”


그렇다. 또 이렇게 날 세뇌시키면 잠시 나를 구박하고 작아지는 나를 용서할 수 있었다. 잠깐만 그 과정을 거치면 다시 상승기에 자연스럽게 탑승할 수 있을 것이다. 롤러코스터를 타듯이 자연스럽게 내려가는 속도를 너무 의식하지 말자. 그 과정이 있어야 올라가는 방향성도 있다.


파도에 몸을 맡긴 듯 재즈에 몸을 맡긴 듯 그저 흘러가는 데로 몸을 맡기면 된다.


아프면 아파야 한다. 아픈데 아프지 않으면 병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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