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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룬 Sep 27. 2023

자전거가 있던 풍경

요세미티벨리



어떤 풍경은 눈이 아닌 마음에 닿아 좀처럼 설명하기 어려울 때가 있다. 나에겐 요세미티 밸리(Yosemite Valley)의 저녁 풍경이 그랬다. 핑크빛과 보랏빛이 감도는 창백한 바위산과 대조되는 금빛 노을이 내려앉은 푸른 초원, 그리고 그곳을 걷고 있는 사람들과 자전거 탄 사람들이 있는 풍경.


해 질 녘의 요세미티벨리 ©반상규


아침에 일어나 한 명씩 텐트를 열고 나올 때마다 '우와' 소리가 들려온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부스스 잠이 덜 깬 채 마주하게 되는 바위산이 우뚝 서있는 장엄한 풍경. 옐로우스톤에서 그랜드캐년을 거치는 여정을 통해 멋진 풍경을 다 봤다고 생각했는데, 또 장관이다.


여기저기서 자전거 탄 사람들을 보니 자전거로 한 바퀴 돌아보고 싶다는 생각에 자전거를 렌트해 주는 곳으로 향했다. 한참 동안 신청서를 작성하고 계산을 하고 나서야 아이들에게 맞는 사이즈가 없단다. 사이즈 먼저 확인하고 돈을 받으면 좋으련만, 계산을 하고 자전거를 찾아야 하는 시스템. 결국 환불은 받았지만 꽤나 멀리 떨어진 키오스크와 대여소를 오가느라, 서로에게 맞는 자전거를 찾느라 한참 동안 실랑이를 벌인 탓에 어른들의 에너지 소모도 아이들의 실망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하지만 트레일을 걷다보니 언제 그랬냐는 듯이 깔깔 웃는 아이들. 그 아이들을 보며 우리도 마냥 웃어본다.


©반상규


연우

아침에 일어나서 텐트를 열고 나와 보니까 엄청 크고 멋진 절벽이 있었다. 밤에는 깜깜해서 못 봤는데 아침에 보니 멋졌다. 우리는 아침밥을 먹고 자전거를 타러 갔다. 거기에선 우리 사이즈에 맞는 자전거를 찾아야 했다. 근데 지민이 언니, 지성이 오빠, 나는 맞는 사이즈가 없었다. 그래서 모두 자전거를 못 탔다. 자전거를 타고 싶었는데, 아쉬웠다. 점심으로 피자를 먹고서 버스정류장으로 가서 버스를 기다렸다. 버스를 탄 다음에 자리를 잡고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나는 서연이 언니랑 쎄쎄쎄를 했다. 우리는 버스에서 내려서 폭포로 가는 트레일을 걸었다. 폭포를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에 도착해서 사진을 찍는데 폭포 물이 스프레이처럼 튀어서 시원했다. 폭포 앞에서 어떤 사람이 폭포 그림을 그리고 있었는데 아주 잘 그렸다. 나도 그렇게 그려보고 싶었다. 그다음에 계곡물에서 발을 담그고 놀았다. 물은 폭포만큼 시원했다.


자전거 렌탈 부스와 자전거 대여소, 약  5분정도 거리에 나뉘어져 있다.


지성

오늘은 자전거 타는 날 신나는 마음으로 자전거 빌리는 곳에 갔는데, OMG! 우리한테 맞는 자전거가 0개 있었다. 안돼~~~! 어쩔 수 없이 우리는 트레일을 걸어서 폭포를 멀리서도 보고 가까이서도 보고, 폭포 바로 아래까지 가기도 했다. 계곡물에 발도 담그고 물수제비도 했다. 내가 제일 잘했다. 왜냐하면 내가 물수제비 하는 방법을 알려줬기 때문이다.


지민

오늘 아침에 밥을 먹고 샤워를 하고 모두 다 같이 자전거를 타려고 걸어갔다. 우리는 거기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타보고 있었다. 그런데 우리한테 맞는 게 없었서 기분이 안 좋았다. 우리 한테 잘 맞는 자전거가 없으니 다음날 타기로 했다. 다음날 우리는 자전거를 타러 가자라고 했다. 근데 모두 다 힘들었는지 꿈쩍도 안 했다. 그래서 우리는 다음날도 자전거를 못 타고 다른 사이트로 이사를 해 버렸다.



연준

아침에 일어나서 밖을 봤는데 웅장한 절벽 같은 곳이 나한테 쏟아질 것 같은 느낌이라 깜짝 놀랐다. 자전거를 타려고 했는데 우리 사이즈가 없어서 자전거를 못 탔다. 버스를 타고 폭포로 가려고 했는데 우리가 오니깐 절묘한 타이밍으로 버스가 가버려서 더 기다려야 했다. 운이 안 좋은 하루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버스를 타고 재미있게 얘기하다 보니 그 생각이 금방 없어졌다. 폭포로 가니 폭포가 떨어질 때 물이 튀겨서 시원했다. 폭포가 아주 컸는데 엄청 멋졌다. 계곡에 발을 담그고 놀았는데 그날따라 돌수제비가 잘 됐다. 그날은 많이 움직이질 안았는지 잠이 잘 안 왔던 것 같다.


승우

나는 오늘 아침 밥을 맛있게 먹고 형들과 같이 샤워를 하러갔다. 그 다음 어떤 길을 형들과 같이 갔다. 거기가 폭포를 볼수있는 길이였다. 가다가 폭포를 봤다. 폭포 물이 머리에 튀겼다. 그날 본 것은 너무 멋졌다.






출처: TravleYosemite.com

*요세미티에서 자전거타기


요세미티벨리에서는 종일 $40, 반일 $30달러에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 성인 및 어린이 자전거, 자전거 트레일러, 전기 자전거, 2인용 자전거 등 다양한 종류를 보유하고 있다.

https://www.travelyosemite.com/things-to-do/biking/









브런치 매거진 Run, learn

반서연(만 11세), 조연준(만 10세), 최지성(만 10세), 최지민(만 10세), 조연우(만 9세), 반승우(만 8세), 6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여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행일기를 쓰며 아이들의 시선으로, 아이들의 마음으로 세상을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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