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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룬 Oct 05. 2023

시원한 뷰, 시원한 맛

요세미티 국립공원 글라시어포인트


턱밑이 당기는 느낌이 들 때까지 고개를 젖혀야 끝이 보이던 바위산, 그 꼭대기에서 아래를 내려다본다. 아래서 볼 때는 어디에서 시작되어 떨어지는 것인지 짐작도 안 가던 거대한 폭포가 작은 물줄기처럼 보인다. '한눈에 담긴다'는 것은 이런 것이었구나. 저 멀리 시에라 산맥에 쌓인 눈, 눈이 녹아 흘러내리는 폭포, 누군가 쪼개 놓은 듯한 거대한 하프돔, 뭉게구름과 파란 하늘이 내 눈에 담긴다.


©반상규



세상에서 가장 멋진 놀이터


글라시어(Glacier, 빙하)라는 단어 때문인지 선선한 바람을 기대했는데, 해와 더 가까이 있어서일까. 더워도 너무 덥다. 덥다고 투덜거리며 걷던 아이들은 금세 더위도 잊고 바위 사이를 오가기 시작한다.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세상에서 가장 멋진 뷰를 가진 자연 속 놀이터를 만들어 냈다. 깔깔거리며 웃는 아이들의 모습도 예쁜 풍경이 되었다.




아이스크림 맛집, 글라시어 포인트


트레일 코스에 들어서니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손에 들고, 입에 물고 내려오는 사람들이 보인다. 어딜 가나 군것질거리 파는 곳이 가득한 우리나라와 다르게 미국의 관광지들은 매점하나 구경하기 힘든 곳이 많아서 아쉬웠는데, 무더위 속에 아이스크림을 파는 매점이 있다니 지나칠 수 없다. 매점 안으로 들어서니 세계 각국의 사람들이 아이스크림 하나씩을 골라 들고 줄을 서 있었다. 어른들도 아이들도 시원함을 한입씩 베어 물고, 입가에 웃음을 가득 머금는다.









연준

요세미티는 미국 캘리포니아주에 위치한 국립공원이다. 이름인 요세미티의 기원은 미워크부족 언어로 '살인자'라는 뜻인데, 난 처음에 듣고 살인마가 요세미티에 살아서 그런 줄 알았다(아주 이상한 상상). 사실은 쫓겨난 배신자 부족의 이름과 관련이 있다고 한다. 요세미티는 5%의 변성암과 퇴적암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나머지 95%는 화강암 바위가 깎여나간 것이라고 한다. 요세미티의 지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 글라시어 포인트라는데, 내 생각엔 한눈에 지형을 볼 수 있던 것 같진 않다. 그래도 글라시어포인트에 올라가 멋진 하프돔을 봤다. 높은 바위가 있었는데 거기서 사진을 잔뜩 찍었다. 우리는 엄청 더운 날에 산을 올랐다. 공기까지 따뜻 해졌었는데 겨울에 그러면 엄청 좋을 것 같았다. 올라가다 보니 시원한 아이스크림이 먹고 싶어 졌는데 엄마, 아빠가 “아이스크림 먹을래?”라고 물어봐서 우리는 망설이지 않고 바로 “응”이라고 대답했다. 저번에 아이스크림을 먹을 땐 엄마들이 1달러짜리만 고르라고 했었는데, 이번에는 마음대로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나와 지성, 승우는 드럼스틱을 먹었는데 연우는 오레오 맛을 사고 아빠한테 준다는 핑계로 딸기맛을 하나 더 샀다. 조연우는 오레오를 좋아하지도 않는데 산 이유가 저번에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엄마들이 1달러짜리만 사라고 했었어서 그거에 대한 오기로 제일 비싼걸 산 것 같다. 아이스크림은 아주 시원했다. 다 먹었을 때는 머리가 아팠을 정도다. 녹아내리던 몸이 다시 꽝꽝 얼어붙은 것 같은 느낌이었다.



지민

오늘은 요세미티에 갔다. 요세미티에서는 좋은 풍경이랑 큰 바위만 한 돌들이 많이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큰 돌들을 보면서 클라이밍을 했다. 나는 그늘이 많이 있는 돌에 올라가서 풍경을 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다시 클라이밍을 시작했다. 사진도 찍고 놀았다. 우리는 내려가면서 작은 마트에 들렀다. 거기에서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더울 때 아이스크림을 먹으니까 아주 맛있었다. 더운 날씨에 시원한 것을 먹으면서 산을 오르니 힘들지 않았고 덥지도 않았다. 그리고 기분이 좋았다. 나는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쓰레기통에 버리고 다시 내려갔다. 나는 이런 생각을 하면서 내려갔다. 요세미티는 돌만 많이 있는데 왜 사람들이 소풍을 많이 오는지 모르겠다. 나는 레이크타호 같은 곳이 훨씬 멋지다고 생각했다.





연우

우리는 요세미티에서 글라시어포인트에 올라갔다. 바위에 올라가니 멋진 풍경이 보였다. 다른 바위로 계속 옮겨 다녔는데 보는 풍경은 똑같았다. 내려갈 때 아주 더웠는데 마침 마트가 보여서 엄마한테 아이스크림을 사 달라고 했다. 엄마들이 "너무 더우니까 우리 다 같이 아이스크림 먹자."라고 했다. 우리는 마트에 들어가서 아이스크림을 고르는데, 먹고 싶은 게 두 개 있었다. 그런데 엄마가 그중에 하나를 골라서 나는 다른 걸 샀다. 그리고 나와서 엄마 것도 먹고 내 것도 먹었다. 아이스크림은 시원하고 맛있었다. 아이스크림을 다 먹고 어떤 바위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었다. 내려다봤는데 100층에서 보는 것처럼 높았다. 근데 별로 무섭진 않았다.



승우

나는 차를 타고 요세미티로 갔다. 나는 가면서 공부를 했다. 공부를 다하자 잠이 왔다. (잠이 들었다가) 일어나자 요세미티에 도착해 있었다. 풍경이 멋졌다. 나는 더운 날 산을 올라갔다. 산을 올라갔더니 조금씩 더워졌다. 꼭대기에 도착했다. 거기에는 큰 바위가 있었다. 나는 바위에 올라갔다. 산에서 내려오며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엄청~~ 맛있었다.



행복한 맛의 아이스크림 :)




브런치 매거진 Run, learn

반서연(만 11세), 조연준(만 10세), 최지성(만 10세), 최지민(만 10세), 조연우(만 9세), 반승우(만 8세), 6명의 어린이들과 함께 여행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행일기를 쓰며 아이들의 시선으로, 아이들의 마음으로 세상을 배워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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