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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니룬 Oct 14. 2023

아이들이 듣고 싶은 말.



힘내라고 하면 힘이나는 아이들


어릴 때 처음으로 산을 오른 기억은 설악산이었다. 얼마나 먼 길을 올라갔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엄청나게 올라가기 싫었던 것 만은 분명히 기억한다. 초등학교 5학년, 같은 동네의 3-4 가족이 함께 간 여행이었다. 날씨도 안 좋았는데, 어디가 멋있는지도 모르겠는 산을 왜 힘들게 올라가야 하는지 불만이 가득했던 기억. 투덜거리면서 아빠를 따라갔다. 사진 속에는 안개 낀 산 위에서 웃고 있는 부모님들과 뚱한 표정의 나와 친구들의 모습이 있다. 그 시절의 아빠들은 "이게 뭐가 힘드냐", "니들이 고생을 안 해봐서 이게 힘들다.", "내가 너만 할 땐 이런 언덕 두 개씩 넘어서 학교에 갔어." 라며 그 옛날 '라떼'의 전설을 이야기하시곤 했다. 물론 질책은 아니고 웃으며 하는 농담들이었지만 뿌루퉁한 초딩들의 표정을 바꾸진 못했던 것 같다.


딱 그 시절의 나만한 아이들과 매일 만보에서 이만보를 걸었다. 더운 날씨, 힘들다고 하는 것은 당연한 일. '이게 뭐가 힘들어?' 대신에 힘내라고 말해본다. 거의 다 왔다고, 조금만 더 가면 된다고. 너 정말 잘 걷고 있다고. 아이들의 일기를 보고 나서야 알게 되었다. 힘내라고 말하면 힘이 난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실을 말이다. 아이들의 마음은 우리가 말하는 대로 자라난다. 어느 때에나 잘하고 있다고, 힘내라고 말해 줄 수 있는 부모가 되기를 다짐하며. 좋은 말들이 씨앗이 되어 아이들의 마음 속에 뿌리내리고, 지치는 순간 든든하게 버텨낼 수 있는 긍정의 힘으로 자라나기를 바란다.


아이들에게 힘을 주는 아빠들 :)








엄마 아빠가 날 기분 좋게 한 말은 많이 있지만 기억이 안 난다. 언젠간  기억이 나겠지? 그리고 기억이 난 건 지금이다. 날 힘나게 한 말은 “할 수 있어” 아니면 “힘내”밖에 기억이 안 난다. 내가 그것만 기억하는 건 엄마아빠가 그 말을 많이 써서 그런가 보다.   - 연우



아빠가 "잘했어" 아니면 "힘내"라고 할 때 기분이 좋았고, 진짜로 힘이 나오는 거 같았다. 그리고 잘했다고 하니까 기분이 뿌듯하고도 더 많이 뿌듯한 것 같았다.  - 지민



나는 엄마아빠가 나한테 “힘들지? 힘내”라고 했을 때 기분이 좋았다. 왠지 정말로 힘이 나는 것 같았다. 다른 기분 좋은 말들도 있었고 기억이 안나는 말들도 많은데 이것만 쓰겠다.  -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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