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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아하지 않다.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육아에 무너진 여지를 일으킨 독서의 조각들

by JA

이 책은 표지만 정말 우아할 뿐 책장을 넘기는 순간 우아함은 와장창 깨진다.

사실 푸름이 엄마가 썼던 육아서처럼 정말 우아하고 잔잔하게 마음을 얼러주는

책을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는데, 이 무슨...


바로 이 책이다.

책 표지 보소. 얼마나 우아합니까. 그런데...

정말 생날것이다. 이렇게 적나라할 수 없다.

그리고 중요한 건 진짜 내 얘기다. 정말 읽으면서 몇 번의 감탄사를 발사했는지 모른다.


다온이를 키우던 시절의 내 모습이 떠올라서.

그 시절의 내가 너무나도 안쓰러워서.

영화 필름도 보고 또 보고 또 한 번 보면 닳아서 화면이 흐릿해지고 깨질 텐데

내 기억은 생각하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생각할수록 너무 또렷해져서.

그런데 그렇게 마치 억지로 끌려와 우리에 갇힌 짐승의 모습을 한 내 모습이 내 모습뿐만이 아니고

또 다른 엄마가 이 책 속에 또 있어서.


그러면서 참 부러웠던 것은 이 엄마는 자기가 살아있다고 느끼는

진짜 무언가를 찾았다는 사실이다. 독서. 그리고 작문.

나도 책을 참 좋아하는 편이지만 이 엄마처럼 정말 시간이 날 때마다

예를 들어 국을 끓여지는 5분 동안에도 책을 펼칠 정도는 아니고

가끔 책이 읽고 싶어 지면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책을 집어 들어

한두 시간씩 읽는 정도이기에 이 저자가 신기하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또 하나 인상 깊었던 건 작가가 읽는 책의 종류이다.

그 종류를 보며 또 한 번 아.. 이 작가가 진짜 독서를 좋아하는구나를 느꼈다,

나는 내 생에 글쎄. 나이가 들면 펼쳐볼지 모르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절대 안 읽을 것 같은 책들을 보며 시야가 넓어지고 가슴이 끓어오르는 경험을

했다니...!


참 독서인은 진짜 이런 저자를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물론 이건 내 기준에서 말하는 거다. 당연히 이 저자보다 더더더더더더 독서를

많이 하고 제대로 하는 사람은 많겠지.

하지만 엄마로서 아내로서의 역할을 나름 꺼 해내면서 이 정도까지 책을 읽을 사람은

정말 드물 거라고 나는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1년에 161권을 읽었다고 한다.

진짜 대단하다. 물론 저자는 아이가 한 명이고 6살이라고 했으니

이제 어느 정도 여유가 있을 거라는 건 나도 인정한다.

6살이면 밥도 혼자 먹고 화장실도 혼자 가고 하니까.

책도 혼자 읽으려나?


여하튼 육체적으로는 조금은 편해지는 시기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나게 대단하다고 나는 생각한다.


그래서 새롭게 세운 나의 목표.

육아휴직 기간 동안 진짜 100권을 읽고

5천 권을 읽어주자.


5천 권 장난하나?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나는 기본적으로 하루에 다온이에게 적으면 5권에서 많으면 30권도 읽어주고

하루도 안 빠지고 읽어주기 때문에 이미 3천 권은 넘게 읽어주고 있다,


물론 애들책이라 글밥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가능하지만 점점 글밥이 많은 책과 자연과학책에 관심이 많아져서

설명도 해야 해서 권수가 줄어들고 있다.


다시 힘을 내서! 아자!


결론적으로 육아에 정말 심히 많이 지쳐있고 다친 엄마들 중에

나도 책 좀 읽는다 하는 엄마들이 읽으면 가슴 깊은 곳에서부터

위로를 느낄 수 있는 괜찮은 책.


아이가 잠들면 서재로 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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