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지랄발랄 하은맘의 불량육아

by JA

이 책은 ..

내가 다온이 독박육아할때 나에게 웃음을 준 책이다.

그 때는 사실 다온이가 너무 어려서 마음으로 느끼지는 못했고

그저 기분전환시켜준, 책육아에 대한 나의 믿음을 더 굳건하게 해주는정도에

그쳤던 책이었다.


그런데 다시 꺼내들었다.


사실 요새 너무 힘들어서

육퇴하고도 책을 읽고 싶은데

읽을기운이 안나서 패드만 만지작 거리고있었더니

그게 일주일이 지나고 이주일이 지나자

슬슬 금단현상이 나타나서


아동영어원서소설을 꺼내들었는데

진이 빠진 상태라서 한줄 들어오고 세네줄 안들어오고

또 한줄 들어오고 다여섯줄 안들어오고.


눈은 읽고있는데 머릿속에 전혀 들어오지 않는기분.


아...더 진이 빠지는 기분.


그래서 다시 꺼내든 책이다.

책은 읽고 싶어서.

다온이로 인해 심란한 마음도 잡고 싶고.


중고서점에서 샀나보다, 2년전에.

나중에도 꼭 다시 또 읽을꺼다.

이 책이 좋은 이유는 나만 그런게 아니라는 위안을 아주 멋진말이 아닌

정말 친한언니가 쓸것같은 말투로 말해주기 때문이다.

나만 정말 아이에게 최악의 엄마인줄 알았는데

얼마전에 사교육없이 결국 책으로 하은이를 18세에 연대 최연소 합격시켰다는

하은맘도 나랑 똑같았단다.

위안받는다고 내가 오늘도 내 새끼 내적불행을 키워준것이 사라지진 않지만

그래도 마음이 조금은 말랑해짐이 느껴진다.


내가 육아서를 미친듯이 읽으며 궁금한건데

왜 모든 육아서는 또다른 육아서를 추천하는걸까.

육아서 한권만 읽으면 따로 검색할 필요가 없다.

결국 책은 책을 부르고 책이 진리라는 반증인걸까.


하은맘이 추천한 저 책들..

옛날같으면 주저없이 주문했겠지만

요즘의 나는 그러지 못한다.


육아서가 나에게 줄 상처가 너무 두렵기 때문이다.

보통의 육아서는 내가 얼마나 최악의 엄마인지.

내가 우리 아이를 얼마나 불행하게 만들고 있는지.

책장 한장한장마다 빼곡하게 알려주기 때문이다.


나중에 마음이 조금 단단해지면

고민해봐야겠다.


피곤하고 죽을것 같아도 나는 읽어줄 준비가 되어있는데

그렇다고 키작고 체구작은 똑똑하고 현명한 아이로 키우긴 싫은데..,

물어보고 싶다.


하은맘님, 저는 이제 배밀이하는 둘째도 있고

첫째는 너무 자고 왜소한데 그래서 일찍재워야할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하나요?

낮에 책만 읽으려하면 둘째가 달려들고

피해서 읽으면 자기 봐달라고 울어대고.


정말 책육아의 최대고비입니다.


행복한 육아! 진짜 웃기고있다!ㅜㅜ


글쎄. 첫 느낌은 그래도 안낳았을...

다시 읽어보니 나는 이미 아이들이 이쁜것도 알았고

이제는 애들없이는 못사는 엄마가 되어버려 어쩔수 없지만

다온이에게는 결혼한 후 엄마가 되려고 할때쯤

이 책을 물려주고 싶다.


다른 육아서 말고 이 책.

엄마는 이래야하고 참아야하고 희생해야하고

넌 지금 이렇게 잘못하고 있고 아이는 불행해지고 있다고 말하는

보통의 육아서 말고.


잘하라는 윽박지름과 함께

아이를 안낳았을꺼라는 엄마로서는 사실 가장 내보이기 부끄럽고

눈치보이지만 엄마라면 누구나 한번쯤 해봤을 마음의 밑바닥까지

보여주는 이 책말이다.


물론..닥쳐보지 않았으니 다온이는 결국 엄마가 될지도 모른다.

그건 어쩔수 없는거고.


하...마음이 무겁다.

그래도 이 책을 꺼내든것을 후회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고맙다. 하은맘에게.

책육아의 확신을 줘서.


keyword
이전 08화내가사랑한 것들은모두 나를 울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