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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A Jan 01. 2021

한 해를마무리하며

대금정산&집행률

2020.12.31.

나 나름대로는 실장으로서 정말 화려하게 마무리했다. 우리 남편만이 나의 고충을 알아주고 되레 학교 사람들은 그저 웃어넘겼지만, 같은 직종에 있는 남편이 알아줬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하고 나 스스로 셀프칭찬을 마구마구 해본다. 이렇게 스스로 자화자찬하는 이유는 드디어 도서관 대금정산을 마무리했고, 집행률을 엄청나게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한 번의 추경과 총 세 번의 계약을 거친 우리 학교 도서관 리모델링. 말도 많고 정말 일도 많았던 그 끝을 2020년의 마지막 날에야 드디어 맺게 되었다. 모든 서류를 다 받고, 최종 정산을 하여 공사대금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물론 하자보수 보증기간 1년이 남았고, 아직 미흡한 부분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마무리가 된 것이다.


대금지급을 위한 과정은 이러하다.

1) 우선 업체가 준공날짜에 공사를 마무리하고, 준공서류를 제출한다.

2) 학교에서는 준공서류를 접수하고 검토한다. 보통 발주처에서만 검토하는 게 맞지만, 우리 학교 같은 경우에는 옆동네 교육지원청 시설지원팀에서 지원을 나와주셔서 계약에서부터 준공까지 모든 과정들을 도와주셨다. 이번 준공검사 때도 출장나 오셔서 현장에서 다 확인하고, 감액할 것 감액하고 미흡한 거 다 체크하고 서류들도 다 체크를 도와주셨다. (이중 체크 그뤠잇!)

3) 준공서류에서 미흡한 것이 있으면 업체로부터 보완을 받는다. 그 후 준공검사 결과를 내부결재 맡는다.

(이것 또한 보통 발주처에서 내부결재를 맡기 마련인데, 우리는 옆동네 교육지원청 시설지원팀에서 준공검사 결과 알림 공문을 보내주셔서 이것으로 갈음하였다. 이 공문이 대금 정산하는데 근거 공문이 된다.)


이쯤에서 준공서류에 대해 말을 안 할 수가 없는데....! 나 스스로도 놀라고 보는 사람마다 다 놀랐던 준공서류의 양. 거의 손가락 두 마디 정도의 분량이었다.

(사실 서류를 보면서 이 글을 쓰고 있으면 더 정확했겠지만, 일단 생각나는 대로 써보겠다.)

- 준공 확인서

-준공 대지 사진

-환경보전비 및 산업안전보건관리비 사용내역서와 증빙서류

-폐기물 처리 증빙서류

-도급 자재 생산 확인서 및 안전성 검사 필증(우리 같은 경우에는 도색 및 목재를 받았다.)

-4대 보험 완납증명서


참 실제 보면 정말 많은데 이렇게 글로 써놓으면 기가 막히게 압축이 된다. 준공 확인서는 몇 장 안 되는 게 맞지만, 준공 대지 사진은 공정별로 다 찍어서 제출해서 사진만 몇십 장이다. 예를 들어 우리 학교 같은 경우에는 바닥이면 바닥 따로 붙박이 서가는 서가 따로 기둥은 기둥 따로 스크린은 스크 린따로 등등 다 따로 찍어서 제출했다. 또 환경보전비나 산업안전보건관리비 같은 경우에는 청소기 임대 증빙서류, 안전모나 마스크 구입 증빙서류 등 항목 하나하나 다 제출해야 인정이 되고 폐기물도 계량증명서 수수료 지불 증명서 등등 다 내야 하고, 도급 자재 생산 확인서도 품목별로 한 묶음이다.


착공 및 계약서류도 한 뭉치였는데 도서관 공사 서류를 다 모으면 진짜 손가락 하나 길이도 넘을듯하다. 사실 여기에 아직 시공 중인 항목도 추가하면 단 몇 장이라도 더 많아질 듯.... 정말 공사라는 것이 큰 일이라는 것을 새삼 느꼈다. 사실 공사치 고는 우리 학교가 워낙 작은 학교라 이 공사가 큰 축에 속했지만 공사 자체로만 보면 작은 공사였는데도 이 정도니 정말 억 단위 공사는 어떨지 감히 상상조차 안된다.


준공서류를 다 받으면 이제 대금정산을 위한 서류를 받아야 하는데 그 서류는 이러하다.


-세금계산서

-지방세 국세 완납증명서

-정산 확인서

-청구서

-하자보수 증권


여기서 정산서는 처음 계약할 때 공정에는 잡혔지만 실제 업체가 시공을 할 때 사용하지 않은 내역들을 감액하거나 증액하는 것인데, 우리 같은 경우에는 시공상에 어려움으로 실제 시공되지 않은 공정이 일부 감액되었고 보험료 및 수수료를 업체에서 증빙서류를 내지 않아 감액하였다. 이 정산은 사실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데, 감사받을 때 감사반장님이 공정별 내역서를 보면서 어떤 항목을 콕 집어 업체들이 이 항목에 대한 증빙서류를 잘 안 내니까 잘 체크하라고 했었다. 그런데 막상 감사 끝나고 나니 생각이 안나는 것이다. 그래서 에라 모르겠다 하고 넘겼는데 최종 정산할 때 보험료 감액하고 나서 다른 건 없나.... 하고 살펴보는데 딱! 건설기계 대여 보증수수료가 눈에 띄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기억이 났다. 바로 저게 반장님이 딱 찍어준 부분이라는 걸. 그래서 초과지출을 막을 수가 있었다. 감사반장님 감사합니다!


그렇게 최종 정산을 마치고 정산을 이렇게 할 거라는 내부결재도 맡고 업체와 정산 확인서도 도장 찍고 드디어 대금지급을 하였다. 크......... 드디어 끝이 났다. 도서관 공사. 아직 비품도 열심히 들이는 중이지만 대충 이사도 다했고, 하... 허탈하면서도 뿌듯한 이 마음을 어찌 표현해야 할까.


2020년 내가 해낸 가장 큰일이 아닌가 싶다. 장하다 초짜 실장.

(셀프칭찬으로 시작해 셀프칭찬으로 마무리.)


그리고 더불어 집행률 81% 달성!


내가 처음 우리 학교에 발령받았을 때 우리 학교 집행률이 34% 관내 학교 중 꼴찌였다. 내가 9.1자였는데 아무리 코로나라 하더라도 8개월간 34%라니...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그래서 열심히 집행했지만 결국 11월 말에 온 관할 교육지원청에서 온 집행실적 공문에서 54%로 평균 미달로 집행내역을 제출 학교 대상이 되었다. 하.. 진짜 이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스팀이 오른다. 바빠 죽겠는데 목적사업비 별로 집행내역을, 그리고 앞으로 집행계획을 다 내라니... 진짜 일을 하라는 건지 말라는 건지, 이 또한 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겠다.


그렇게 힘든 시기를 보내고 학운위를 통해 추경을 해서 열심히 집행한 결과, 오늘 81%를 찍었다. 물론 여기에는 도서관이 한몫했다. 와.... 실장 된 지 4개월 만에 거의 50%를 집행한 것이다. 바로 앞글에서 썼던 토너 2개 4천 장의 인쇄물이 다 여기에 쏟아졌나 보다. 진짜 수고했다. 초짜 실장... ㅜ ㅜ 앞으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최종 목표는 97%! 남은 두 달 동안 더 박차를 가해보자.


2020년. 잘 가. 2021년. 환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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